‘완급조절’ 우규민, 2년 연속 10승 보인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8.29 22: 08

꼭 빠른 공이 없어도 타자들을 상대할 무기는 많다는 것을 보여준 역투였다.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우규민(29, LG)이 완급조절 능력을 바탕으로 SK 타선을 틀어막았다. 2년 연속 10승 고지도 이제 눈앞으로 다가왔다.
우규민은 29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을 6피안타(1피홈런) 무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잘 막으며 팀의 12-2 승리를 견인, 시즌 9승째를 올렸다. 지난해 10승8패를 기록하며 생애 첫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한 우규민은 이로써 2년 연속 이 고지 등정을 바라보게 됐다. 선발 전환 성공의 확실한 도장을 찍을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
직구 최고 구속은 5회까지 142㎞ 남짓이었다. 그러나 공의 움직임이 살아있었다. 우타자 기준 바깥쪽으로 빠지는 듯하다 가운데로 휘는 공의 움직임은 역시 살아있었다. SK 타자들이 이 공에 고전했다. 여기에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적절히 섞어 타이밍을 뺏었고 때로는 투구폼까지 사이드암식으로 바꾸며 혼란을 가중시켰다. SK는 이 타이밍을 맞히지 못하고 방망이를 헛돌리거나 빗맞은 타구를 양산해내기 일쑤였다.

초반이라고 할 수 있는 1회부터 3회까지는 SK 타선을 효율적으로 틀어막았다. 1회 선두 박계현에게 안타를 허용했으나 1사 2루에서 최정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는 동시에 3루로 뛰던 박계현마저 잡아내 위기를 넘겼다. 2회를 삼자범퇴로 넘긴 우규민은 2-0으롱 앞선 3회 2사 후 김성현에게 유격수 옆 내야안타를 허용했으나 박계현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무실점을 이어갔다.
팀이 4회 4점을 뽑아 6-0으로 앞서 나가자 우규민의 어깨도 가벼워졌다. 2사 후 이재원에게 몸에 맞는 공, 박정권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하고 이날 처음으로 3루를 허용했으나 김강민을 3루수 땅볼로 유도하고 불을 껐다.
6회 무사 1루에서 조동화에게 불의의 투런포를 맞았으나 이어진 무사 1루에서 이재원을 병살타로 요리하며 더 이상의 실점을 하지는 않았다. 7회도 무난하게 마친 우규민은 8회 윤지웅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7회까지의 투구수는 90개로 경제적이었다. LG 마운드에 또 하나의 빛줄기가 보인 한 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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