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파비앙이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간절하게 드러냈다. "한국, 한국"을 외치며 그 누구보다 한국에 대한 사랑을 보여줬던 파비앙이었지만 고향에 대한 그리움만은 어쩔 수 없는 청년이었다.
파비앙은 지난 29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고향 프랑스에 갈 생각에 설렘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방송에서 그는 프랑스로 향할 비행기 티켓을 알아보면서도 싱글벙글이었다. 그리고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줄 선물을 고르면서도 연신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그는 광장시장을 찾아 누나에게 줄 한복을 골랐고 친구들에게는 '나쁜 남자'가 적혀 있는 모자를 고르며 히죽히죽 웃어보였다.

누나에게 줄 여성용품을 고를 때는 진땀을 뻘뻘 흘리며 부끄러워했다. 그는 매장 직원에게 추천을 해달라 부탁했지만 직원 역시 여성용품에 대해 잘 모르는 남자였던 터라 두 사람은 여성용품 진열대 앞에서 한참 고민을 해 웃음을 자아냈다. 결국 파비앙은 자신의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 쑥스럽게 몇 개를 집어들고는 후다닥 매장을 빠져나갔다.
어린 시절 누구보다도 추억을 많이 쌓은 삼촌에게 줄 선물도 구입했다. 삼촌과 주말마다 만나며 추억을 쌓아왔다던 파비앙은 삼촌이 좋아할만한 밥솥을 사며 세심하게 삼촌 선물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프랑스로 가는 비행기에선 설렘과 기대 그 자체였다. 비행기 타 "빨리 빨리"를 외치던 그는 고향 프랑스에 도착하자 "이상하다"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그토록 보고 싶었던 누나를 보자마자 포옹을 나누며 기쁨을 만끽해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파비앙은 그간의 방송을 통해 남다른 한국 사랑을 보여온 바 있다. 태권도로 한국을 접한 그는 한국에 온 지금도 열심히 태권도를 하며 공인 4단을 취득했고 조기축구에 나서며 한국 아저씨들과 서스럼없이 어울리는 모습도 보였다. 감기에 걸릴 땐 소주에 고춧가루를 타 먹고 식사를 위해 찌개를 끓이는 모습도 영락없는 '한국인'이었다.
역사 문제에 있어서도 그는 남달랐다. 독도 아카데미에서 수업을 들을 정도로 독도에 대한 관심이 많은 그는 '나 혼자 산다'를 통해 독도 입도 과정을 보여준 바 있다. 또한 자신의 트위터에 일본 팬이 준 선물 사진을 게재해며 "응원해주는 건 좋은데 독도 자기 땅이라고 XX하는 건 그만하면 안 되나"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렇듯 한국 생활에 적응, 한국인이 다 된 줄 알았던 파비앙도 고향이 그리운 사람이었다. 누구나 지치고 힘들 때 고향에서 위로를 받듯, 파비앙도 지치고 고된 한국 생활에서 고향이 필요했던 것. 한국에서 한국을 즐기며 잘 지내고 있는 줄 알았던 파비앙의 이번 고향 방문이 그래서 더욱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한편 '나 혼자 산다'는 독신 남녀와 1인 가정이 늘어나는 세태를 반영해 혼자 사는 유명인들의 일상을 관찰 카메라 형태로 담은 다큐멘터리 형식의 예능 프로그램으로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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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산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