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마녀사냥' 박재범, '아는 형'과 또 나와주길 바라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4.08.30 07: 07

솔직하고 발칙했다. '아는 형'의 이야기를 빌려와 '19금 토크'에 적용하는가 하면, 곤란한 순간에는 순발력과 재치를 발휘해 위기를 모면했다. 바로 지난 29일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마녀사냥'에 특별 게스트로 출연한 가수 박재범이다.
그는 이날 거침없는 발언들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이성을 볼때 가슴보다는 전체적인 비율이 중요하다"고 말하는가 하면, "과거에는 여자 아이돌 그룹에 관심이 없었지만 이젠 여자 아이돌이라고 하면 다 좋다"는 말로 웃음을 자아냈다. "tvN 'SNL코리아-최민수 편'을 재미있게 봤다"는 MC 허지웅이 말에 "당시 방송을 통해 공개된 엉덩이는 실제 내 엉덩이다. 제작진이 모자이크 처리해준다고 했는데 해주지 않았다"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상형 월드컵에선 그의 '센스'가 빛났다. 그는 예선에서 에이핑크 정은지와 미쓰에이 수지 중 수지를, 소녀시대 태연과 아이유 중 아이유를 택했다. 그는 수지와 아이유를 두고 "수지를 선택하면 수지 소속사에서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며 아이유를 골랐다. 박재범은 과거 수지가 속해 있는 JYP엔터테인먼트의 남자 아이돌 그룹 2PM 소속이었고, 지난 2010년 탈퇴했다. 해당 발언은 이를 염두에 둔 말이었고, 속뜻을 뒤늦게 알아듣은 MC들은 무릎을 쳤다.

백미는 난감한 순간마다 등장한 '아는 형'이었다. 박재범은 사생활과 관련됐거나, 답하기 민망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시종일관 "아는 형의 이야기"라며 말문을 열었다. 결국 다른 사람을 빌어 본인의 이야기를 꺼내는 화법이었다. 그가'아는 형'이라고 재차 강조할 수록 MC들은 웃음을 터트렸다. 구체적인 질문을 받으면 "그 이야기까지는 못 들었다"며 능청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에 짓궂은 MC들은 박재범에게 손거울을 내밀며 "여기 형이 나오셨다"고 그를 놀리기도 했다.
이날 그는 제5의 멤버에 가까웠다. 시청자들의 다양한 사연에 논리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기도 하고, "몸매가 좋다는 이미지가 때론 부담스럽다"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뜬금없는 댄스 주문에 주저 없이 무대 위에 올라가 화려한 춤 실력을 뽐내 패널 곽정은이 흐뭇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프로그램에 자연스럽게 융화되고 보는 이들에게 재미를 선사하기 위한 그의 노력이기도 했다. 
박재범은 여전히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아 어눌한 말투였다. 이날도 사람의 치아를 '이'가 아닌 '이빨'로 표현한 그다. 그의 예능감만은 수준급이었다. 물론 '아는 형'의 예능감도 훌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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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사냥'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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