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강정호(27)가 이제는 홈런왕까지 넘본다.
'거포 유격수' 넥센 강정호(27)가 3경기 연속 홈런을 폭발시켰다. 어느덧 38호 홈런. 팀 동료이자 홈런 1위 박병호(28)를 2개차로 맹추격하며 무섭게 위협 중이다. 홈런왕 집안 싸움이 점입가경으로 치닫으며 보는 이들로 하여금 흥미를 더해주고 있다.

강정호는 29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원정경기에 5번타자 유격수로 선발출장, 2-3으로 뒤진 5회 무사 1·2루에서 유창식의 2구째 몸쪽 낮게 들어오는 127km 슬라이더를 걷어올려 비거리 120m 좌월 스리런 홈런으로 장식했다. 어느덧 시즌 38호.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1회 2사 1·2루에서 유창식의 느린 커브를 가볍게 받아쳐 1타점 좌전 적시타로 선취 득점을 만들어냈다. 3회 1사 1루에서는 초구 슬라이더를 밀어 쳐 우전 안타로 장식하며 두 타석 만에 멀티히트를 쳤다. 이어 5회 결정적인 스리런 홈런까지 5타수 3안타 4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이날까지 강정호는 시즌 38홈런 107타점을 마크했다. 타점 부문에서는 2위 에릭 테임즈(NC·102타점)에 5점차로 앞서며 선두 자리를 굳혀가는 가운데 홈런 부문에서도 1위 박병호를 무섭게 따라붙고 있다. 어느덧 박병호와 홈런 격차는 단 2개. 박병호를 추월해 홈런왕 등극에 대한 기대감도 더욱 높였다.
박병호는 지난 19일 목동 LG전에서 시즌 40호 홈런을 기록한 후 이날까지 6경기째 홈런을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5월 14개의 홈런을 폭발시킨 박병호는 6월 9홈런에 이어 7월 4홈런으로 주춤했지만, 8월 7홈런으로 반등하고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강정호의 뜨거운 기세에는 못 미치는 모습이다.
강정호는 지난 27일 목동 KIA전에서 8회 결승 솔로 홈런, 28일 대전 한화전에서 8회 쐐기 스리런 홈런에 이어 이날까지 3경기 연속 홈런을 몰아치고 있다. 8월 20경기에서 홈런 9개로 박병호보다 조금 더 많은 홈런을 쏘아올렸다. 지금의 홈런 기세라면 박병호를 추월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
유격수 최초 홈런왕의 주인공은 장종훈 한화 타격코치. 1990년 당시 빙그레 유격수로 활약한 장종훈 코치의 홈런 숫자는 28개였다. 장 코치는 이듬해부터 1루수로 포지션을 바꿨고 이후에는 유격수 홈런왕이 나오지 않았다. 1997년 해태 이종범이 30개로 유격수 최다 홈런을 터뜨렸지만 삼성 이승엽(32개)에 뒤진 2위였다. 강정호가 24년만의 유격수 홈런왕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