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야의 재발견, 두산 강력 3선발 가동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8.31 10: 10

 매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팀들은 대체로 공통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선발진에는 믿고 내보낼 수 있는 선수가 3명은 된다. 예외도 있지만 대체로 3명 정도는 내보내기 부끄럽지 않을 투수들이 있어야 한다. 정규시즌에 5경기를 치른다고 했을 때 3승 2패를 기대할 수 있다면 충분히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하다.
올해 두산 베어스는 그렇지 못했다. 지난해의 경우 더스틴 니퍼트와 노경은, 유희관이 나란히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내 이 조건을 충족시켰지만, 올해는 니퍼트와 유희관이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10승 고지를 점령한 가운데 노경은이 부진에 빠져 있다. 야심차게 영입한 크리스 볼스테드와 5선발 요원들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결국 볼스테드는 퇴출되고 대체선수인 유네스키 마야(33)가 왔지만, 첫 4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에 평균자책점 7.79로 실망스러웠다. 2스트라이크 이후에 변화구 구사에 자신감이 없어 투심 패스트볼 위주의 단조로운 투구 패턴을 보이던 볼스테드와 달리 정면승부를 펼치는 모습은 합격점이었지만, 실투가 많아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진면목을 보이고 있다. 지난 24일 잠실 NC전에서 7⅔이닝 8피안타 1실점으로 5경기 만에 첫 퀄리티 스타트(QS)를 달성하더니, 30일에는 마산으로 옮겨 다시 NC를 만나 7이닝 3피안타 2실점했다. 그러면서 첫 승을 해냈고, 평균자책점은 5.06까지 떨어졌다. 타자와의 승부를 피하지 않는 유형이라 투구 자체가 시원시원하다.
마야가 첫 승을 수확한 두산은 NC에 7-2로 승리했고, 3연승으로 4강 추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LG도 승리해 승차는 여전히 2경기 차이지만, 선발투수를 중심으로 달라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LG를 위협할 가장 유력한 후보인 것은 분명하다.
두산의 선발진도 크게 강화됐다. 8월 들어 니퍼트와 유희관이 각각 평균자책점 2.84, 1.86으로 특급 피칭을 하면서 확고한 원투펀치를 형성했고, 마야까지 가세하면서 탄탄한 선발 트리오가 구성됐다. 안정된 제구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구종을 고르게 던지는 스타일을 가진 마야는 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140km대 후반에서 형성되고 있고, 아직 각 구종의 활용법이 완벽하게 분석된 상태가 아니다. 9월 활약도 기대되는 이유다.
원투펀치는 필수다. 정말로 팀을 강하게 만드는 것은 3선발부터다. 아직 정대현과 노경은의 향후 활약 여부를 확신할 수 없는 상태지만, 3선발인 마야가 2경기 연속으로 NC의 강타선을 잠재운 것이 두산으로서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마야는 국내에 들어오고 1개월이 지난 뒤부터 서서히 반전카드 구실을 해주고 있다.
시즌 초부터 이어진 선발진의 부진으로 애를 먹었던 두산이지만, 아이러니하게 앞으로 4강 추격 과정에서는 선발진의 힘을 앞세우게 됐다. 9월부터는 3명의 투수가 새롭게 엔트리에 합류할 예정이기 때문에 불펜의 체력 부담도 줄어든다. 기존 투수들의 각성으로 마운드가 강화된 두산이 강력한 1, 2, 3선발을 앞세워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진격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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