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 1위에 무려 3명의 선수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역대로 가장 치열한 구원왕 레이스가 펼쳐질 듯하다.
31일 현재 세이브 부문에서 삼성 임창용(38) 넥센 손승락(32) LG 봉중근(34)이 나란히 28개로 공동 1위에 올라있다. 세이브 부문에서 3명의 선수가 함께 1위에 있는 건 처음이다. 타고투저와 마무리 집단난조 현상으로 구원왕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건 사실이지만 개인 타이틀 경쟁이 가속화돼 눈길을 끈다.
시즌 초반에는 손승락이 레이스를 주도했다. 6월까지 19세이브를 올리며 이 부문 1위를 질주했다. 임창용과 봉중근은 6월까지 각각 15세이브-13세이브를 기록 중이었다. 하지만 손승락이 7월 이후 9세이브를 거두는 동안 임창용과 봉중근이 각각 13세이브-15세이브를 추가하며 그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최근의 기세는 봉중근이 가장 좋다. 봉중근은 8월에만 8개 세이브를 쌓으며 임창용-손승락의 맹추격하더니 기어이 공동 선두로 떠올랐다. 임창용이 7세이브, 손승락도 5세이브를 올리고 있지만 8월 이후 블론세이브없이 100% 성공률을 자랑하며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하는 봉중근의 페이스가 상당히 좋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역대 가장 치열한 구원왕 싸움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하게 된다. 세이브+구원승의 '세이브포인트'로 구원왕을 가렸던 2003년까지는 1999년 두산 진필중과 삼성 임창용이 가장 치열하게 싸웠다. 세이브 숫자는 임창용(38개)이 진필중(36개)보다 많았지만 구원승에서 진필중(16승)이 임창용(13개)을 앞서 세이브포인트(52-51) 1개차로 구원왕 등극했다.
2001년 LG 신윤호(14승·18세이브)가 두산 진필중(7승·23세이브) 2002년 현대 조용준(9승·28세이브) 두산 진필중(4승·31세이브) 2003년 SK 조웅천(6승·30세이브) LG 이상훈(4승·30세이브) 모두 2개차 박빙의 싸움에서 구원왕의 주인공이 갈려졌다.
구원승 없이 세이브로만 집계한 첫 해였던 2004년에도 삼성 임창용(36개)과 현대 조용준(현대)은 세이브 2개차로 희비가 엇갈렸다. 2009년에는 아예 두산 이용찬과 롯데 존 애킨스가 나란히 26세이브를 거두며 프로야구 사상 첫 공동 구원왕에도 올랐다.
2010년에는 넥센 손승락(26개)이 두산 이용찬(25개)을 1개차로 제치고 첫 구원왕에 등극했고, 2012년에는 삼성 오승환(37개)이 두산 스캇 프록터(35개) 롯데 김사율(34개) 넥센 손승락(33개) SK 정우람(30개) 등 2~5위들의 추격을 따돌리며 구원왕을 거머쥐었다.
올해도 3명의 선수가 나란히 공동 1위에 오르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경쟁이다. 가장 유리한 건 임창용이다. 삼성의 경기수가 넥센·LG보다 4경기 더 남아있기 때문. 다만 세이브 상황은 쉽게 예상하기 어려운 변수가 많아 마지막까지 예측불허의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