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탈락 후 불방망이’ 안치홍 가치 빛난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8.31 13: 03

큰 목표 하나가 눈앞에서 사라졌다. 힘이 빠질 수도, 어쩌면 좌절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안치홍(24, KIA)은 전혀 흔들림이 없다. 여전히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며 팀 타선의 한가닥 위안이 되고 있다.
올 시즌 최고 2루수 중 하나로 손꼽히는 안치홍은 올 시즌 생애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30일 현재 시즌 타율은 3할4푼에 이르고 17홈런과 77타점을 기록했다. 15개의 도루는 덤이다. 이미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2009년 14개)는 넘어섰고 개인 최고 타율도 예약 상황이다. 올 시즌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 KIA지만 안치홍의 활약은 분명 군계일학이다.
사실 이런 안치홍도 올 시즌 큰 좌절을 겪었다. 바로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야구 대표팀 명단에 합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서건창(넥센) 오재원(두산) 정근우(한화) 등 경쟁자들에 비해 성적에서 못할 것이 전혀 없었던 안치홍이다. 그러나 2루 수비밖에 할 수 없다는 이유가 작용해 최종 엔트리에 이름이 빠졌다. 국가를 대표한다는 자부심, 그리고 금메달을 딸 경우 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현실적 실익을 모두 잃었다.

관계자들의 의하면 안치홍 스스로도 적잖은 실의를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내색은 하지 않지만 동기부여가 쉽지 않은 상황이기도 했다. 하지만 안치홍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시즌을 진행하고 있다. 오히려 아시안게임 엔트리 탈락 확정 이후의 성적이 더 좋다.
안치홍은 엔트리가 발표됐던 7월 28일 이후 18경기에서 타율 3할7푼5리를 기록 중이다. 타율은 오히려 더 오른 셈이다. 홈런 페이스가 다소 주춤하기는 하지만 원래부터 홈런 타자 유형은 아니라는 점에서 큰 문제는 아니다. 안치홍이 자신의 마음을 빠르게 다잡았고 다음 목표를 향해 시선을 이동시켰음을 잘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안치홍의 활약은 팀 동료들의 부진 속에서 더 빛나고 있다. 같은 기간 중 50타석 이상에 들어서 3할 이상을 때린 KIA 선수는 브렛 필(.316)과 이대형(.306) 뿐이다. 타격감이 좋았던 김주찬은 2할6푼5리, 나지완은 2할8푼8리다. 때문에 안치홍은 중심타선, 해결사 역할 등 여러 임무를 부여받고 있다. 만약 아시안게임 대표팀 내야 명단에 어떤 변수가 생긴다면 안치홍의 이름이 가장 먼저 생각날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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