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강판은 없다’ 밴와트, 든든한 안정감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8.31 13: 03

이만수 SK 감독은 올 시즌 외국인 선수들 때문에 골치가 아팠다. 그러나 시즌 중반에 합류한 트래비스 밴와트(28)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면 미소가 퍼진다. 그만큼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어서다. 특히 꾸준함과 안정감을 모두 보여주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조조 레이예스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팀에 합류한 밴와트는 올 시즌 8경기에서 6승1패 평균자책점 4.18을 기록하고 있다. 등판한 8경기에서 팀은 7번이나 이겨 ‘승리의 파랑새’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평균자책점이 다소 높아 보이기는 하지만 8월 19일 문학 두산전에서 7실점을 한 것이 발단이 됐다. 나머지 경기에서는 모두 승리했거나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8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절반이 넘는 5번이다. 피안타율은 2할4푼4리로 준수한 편이고 볼넷(20개)보다 탈삼진(40개)이 두 배나 많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0㎞대 후반이며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을 골고루 던지는 등 구종 구사 능력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SK에서도 만족감을 드러내며 내년 재계약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런 밴와트가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지표는 이닝소화능력이다. 이만수 감독은 “조금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면 바랄 것이 없다”라며 마지막 과제를 짚는다. 실제 밴와트는 올 시즌 7이닝을 소화한 적이 없다. 다만 어쨌든 선발 투수의 몫은 충실히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밴와트는 올 시즌 8경기에서 단 한 번도 5회 이전 조기 강판이 없다. 모두 5이닝 이상을 소화했으며 6이닝 이상 소화 경기도 전체 8경기 중 6경기에 이른다. 
밴와트가 조기 강판되면 불펜 투수들이 줄줄이 올라와야 한다. 그런데 SK의 불펜 사정은 그렇게 여유가 있지 않다. 김광현과 밴와트가 나설 때는 두 선수가 최대한 이닝을 소화할 필요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밴와트는 “적어도 6이닝은 던진다”라는 확신을 심어주고 있다. 투수 운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구위는 물론 동료들과의 친화력, 한국 문화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 무대를 다소 평가 절하하는 듯 했던 다른 선수들에 비하면 ‘순둥이’에 지적이라는 호평도 이어진다. 외국인 농사에 실패한 SK지만 밴와트를 건진 것에서 위안을 삼을 수 있는 시즌임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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