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루·수비로 승부" 더 강해져 돌아온 한화 송주호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8.31 13: 08

"1군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더 잘해야만 했다".
한화 외야수 송주호(26)는 지난해 시즌 중반부터 새로운 얼굴로 두각을 나타냈다. 고양 원더스 출신으로 지난해 6월 한화 유니폼을 입은 그는 1군 데뷔의 꿈도 이뤘다. 1군 28경기 31타수 4안타 타율 1할2푼9리 5득점으로 성적이 크게 뛰어나지 않았지만 빠른 발을 앞세운 주루와 수비에서 강점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는 1군에서 모습을 볼 수 없었다. FA 이용규와 외국인선수 펠릭스 피에의 가세로 외야 선수층이 두꺼워진 것이다. 게다가 송주호 자신도 지난해 시즌 막판 3루 도루를 시도하다 왼쪽 손가락 인대가 파열돼 수술을 받고 재활을 하는 아픔을 겪었다. 캠프 때부터 2군으로 밀려나 담금질해야 했다.

하지만 2군 퓨처스에서 송주호는 더욱 강해졌다. 올해 2군 퓨처스 78경기에 출장, 타율 3할3리 81안타 1홈런 34타점 59득점 37도루로 활약했다. 볼넷(43개) 몸에 맞는 볼(2개) 등 사사구가 삼진(43개)보다 많아 출루율은 정확히 4할이었다. 2루타 13개와 3루타 6개로 빠른 발을 십분 활용한 장타 생산도 돋보였다.
결국 시즌 막판 그에게도 1군 승격의 기회가 왔다. 지난 27일 이용규가 손목 통증을 호소하며 재활군으로 이동한 가운데 1군의 부름을 받은 것이다. 이어 올 시즌 자신의 첫 1군 경기였던 28일 대전 넥센전에서 3-10으로 크게 뒤진 9회말 2사 주자없는 상황에 첫 타석을 맞아 무려 11구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내 출루한 뒤 후속타 때 득점에 성공하며 포기하지 않는 끈질긴 승부근성을 자랑했다.
이어 29일 넥센전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9-9 동점으로 맞선 연장 10회말 1사 1·2루에서 송신영을 상대로 초구에 중전 안타를 터뜨린 것이다. 넥센의 전진 수비로 인해 끝내기 안타가 되지 못했지만, 크게 힘들이지 않고 가볍게 갖다 맞히는 타격이 좋았다. 이날 2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으로 활약하며 끝내기 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송주호는 "상대가 승부를 해올 것이라고 생각해 과감하게 쳤다. 변화구를 던질 것으로 생각했는데 체인지업이 왔다"며 "2군에서부터 계속 경기에 뛰며 감이 잡히고, 타격 페이스도 올라왔다. 이정훈 2군 감독님께서도 하체와 손목 활용법을 가르쳐줘 타격 밸런스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작년보다 늦게 1군에 올라와 아쉬움이 있다"면서도 "올해는 작년보다 더 잘해야만 1군에 들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1군이 필요로 할 때를 대비해 준비를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비록 올 시즌 대부분을 2군에 머물렀지만, 풀타임 주전으로 뛰며 경기 경험을 쌓았다. 더 강해진 모습으로 1군에 올라와 2군의 매운 맛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송주호는 올해 2군에서 남부리그 도루 1위에 오르며 1번타자 역할을 충실히 했다. 그는 "도루 타이밍을 많이 연습했다. 내가 1군에 살아남으려면 빠른 발을 살려야 한다. 주루와 수비에서 내 장점을 살려 승부하겠다"고 다짐했다. 대주자 요원이 마땅치 않았던 한화에 있어 송주호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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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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