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환, 모델 비주얼은 거들뿐 '떡잎 발견'[인터뷰]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4.09.01 06: 48

카메라 앞에 서는 게 즐거운, 낯선 촬영장이 매일 가고픈, 처음 만난 ‘형아’들과 수다를 떨고 함께 애드리브 연기를 하는 게 너무나 행복한, 신인 배우 이태환을 만났다.
서강준이 속한 서프라이즈의 막내 이태환은 최근 종영한 tvN ‘고교처세왕’에서 서인국과 호흡했다. 하키부 삼총사의 꽃미남 오태석으로 분해 ‘제대로 된’ 현장 맛을 처음 봤다. 이렇게 신나고 아찔할 수가! 모델로 시작했지만 배우의 꿈을 키우길 잘했다 싶은 요즘이다. ‘무엇이든 시켜만 주시면 열심히’ 할 각오가 더욱 단단해진다.
이태환은 지난해 8월 서강준 유일 공명 강태오 등과 함께 배우 그룹 서프라이즈로 눈도장을 찍었다. 드라마툰 ‘방과후 복불복’이 연기로는 처음 세상에 인사한 작품. 데뷔까지 약 2년 동안 연기 보컬 안무 등 다방면의 트레이닝을 거치며 의욕을 불태웠다. 188cm에 달하는 우월한 키와 비율 좋은 몸매, 모델로 활동한 경력까지, 최근 주목받는 이종석 안재현 등을 이을 차세대 기대주로 평가 받는다.

다음은 이태환과의 일문일답.
- 드라마를 끝낸 소감은?
너무 재미있었다. 좋은 감독님, 작가님, 배우 선배님들과 함께해서 감사드렸다. 절대 잊지 못할 작품이다. 혹시나 저를 봐주시고 응원해주신 팬분들께도 이 자리를 빌어 정말 정말 감사하단 말씀 전하고 싶다.
- TV에 나온 건 처음 아닌가, 기분이 묘했을 거 같다?
정말 신기했다. 이런 표현을 써도 될지 모르겠지만 마치 여행 갈 때 흥분되고 그런 기분? 촬영장에 갈 땐 그렇게 들뜬 마음으로 갔다. 촬영 스케줄을 기다렸다.
- 첫 드라마, 배운 게 많았을 텐데
사실 재미있는 감초 역할이라 강기영 형(조덕환 역)이랑 애드리브 친 게 은근히 많았다. 대본대로 대사를 먼저 치고 뒤에 우리 둘이 흥에 겨워 애드리브를 이어가는 식인데 처음엔 많이 편집됐다. 그런데 조한철 선배님이 ‘애드리브는 중간에 넣어야 산다’고 가르쳐 주셨다. 뒤늦게 그걸 알고 중간에 애드리브를 넣었더니 작가님도 그걸 보시고 아예 대본에 우리 애드리브를 살려주시더라. 대본 외에 애드리브를 싫어하실 수도 있는데 작가님께도 감사하다.
- 중반부부터는 이열음(정유아 역)과 러브라인까지 생기던데?
여기저기서 고백했는데 ‘모태솔로’다. 하하하. 그래서 작품이지만 연애 감정을 연기하려니 어색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했다. 사실 열음이와의 러브라인은 원래 대본엔 없던 거다. 감사하게도 작가님이 저와 열음이의 얘기를 만들어주셨다.
처음으로 연애 연기를 해보면서 실제 경험이 많이 필요하겠단 생각이 들더라. 하하. 좋은 사람과 좋은 기회가 생긴다면 사랑도 해보고 싶다. 회사(소속사)에서도 적극 권장해주실 정도인데 아직은 기회가 없었던 것 같다.
- 서인국과 함께 했는데 소감은?
인국이형은 과격하다 싶을 정도로 상남자였다. 장난기도 많고 또 자상하다. 형한테 연기나 캐릭터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거나 고민이 생겨 털어놓으면 진지하게 조언도 해주고. 밥도 잘 사줬다. 하하.
현장에서는 형이 분위기 메이커였다. 그래서 배운 점이 많았다. 우리 드라마도 촬영이 생방 수준으로 진행되서 솔직히 형이 힘든 게 보였다. 중간엔 아이스하키 장면을 찍다 실제로 다친 적도 있어서 지칠 법 했다. 그런데도 형은 ‘내가 여기서 엄살을 부리면 작품에 누가 되고 배우로서 또 좋은 작품을 만날 기회도 없을 거다’라고 말하며 늘 밝고 씩씩하게 촬영을 하더라. 프로 같았다.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화제를 좀 바꿔보자, 서강준이 요즘 잘 나간다. 같은 팀으로서 솔직히 부러운 적도 있을 거 같다
강준이 형이 바쁠 땐 내가 한가했는데. 이제 내가 작품을 끝내고 나니 형이 새 드라마를 들어간다. 그래서 자주 못 본다. 숙소에서 가끔 한두 시간씩 마주치곤 하는데 둘이 진짜 할 얘기가 많더라. 서로 대화하면서 각자 현장 분위기도 알고 새로운 걸 느낀다.
질투? 그런 건 전혀 없다. 형이 잘 되는 건 너무 기분 좋은 일이다. 형이 잘 나가서 우리 팀(서프라이즈)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되는 부분도 많으니. 또 강준이 형이 가끔 멤버들이랑 밥을 먹으면 돈도 잘 낸다. 하하하. 안 그런 척 하지만 조용히 계산을 하고 와서 감동을 시킨다.
- 서강준이 출연 중인 SBS ‘룸메이트’에 서프라이즈 숙소가 등장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생각보다 누추한(?) 모습이 그야말로 ‘웃프던’ 기억이다.
하하하. 안 그래도 편집의 힘을 새삼 알았다. 촬영할 땐 특별히 몰랐는데 나중에 방송으로 보니 아주 불쌍하게 보이더라. 그래도 지금 숙소 생활에 불편한 건 없다. 좁은 공간이라서 더 재미있고 또 그 안에서 나름 우리끼리의 규칙을 세워 지내는 게 즐거웠다. 그런데 회사에서 더 좋은 숙소로 이사시켜 주신단다. 감사하다. 하하하.
- 그러고 보니 ‘고교처세왕’으로 드라마 출연료는 처음 받았겠다. 감회가 남다를 거 같다
뭐 아직 신인이다보니 출연료가 큰 건 아니다. 하지만 연기를 해서 출연료라는 걸 받게 된다니 신기하고 뿌듯한 마음이더라. 더 열심히 해서 이 출연료를 늘려가야겠다는 생각? 자극이 되더라.
- 앞으로 무궁무진한 기회가 열렸다. 특별히 욕심나는 장르나 캐릭터가 있다면?
액션 영화, 액션 연기를 해보고 싶다. 사실 ‘고교처세왕’에서는 약간 개구쟁이에다 재미있는 느낌이 강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그런데 거친 액션 같은 것, 몸 쓰는 연기가 재밌더라. 아이스하키 장면 찍을 때 실제 하키 지도 감독님이 진지하게 하키를 배워보라고 권유하시기 까지 했다. 원래 운동이나 몸 쓰는 걸 좋아했다. 그래서 작품에서도 내 장기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행복할 것 같다.
될성부른 떡잎을 발견하는 건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신인 특유의 긴장감과 씩씩함이 공존하는 모습, 서툰 말솜씨에 또박또박 담은 진심, ‘샤방샤방한’ 비주얼은 그저 거들뿐이다. 훤칠한 매력보다 내면에 담긴 옹골찬 의지가 돋보인 이태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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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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