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과 코치, 선수들 간에 믿음이 있었던 덕분이다."
포항 스틸러스가 146번째 '동해안 더비'서 혈투 끝에 울산 현대를 물리쳤다. 포항은 31일 오후 5시 울산문수축구경기장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3라운드 원정 경기서 울산을 2-1로 제압했다. 포항은 김신욱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뒤 강수일이 동점골, 김재성이 역전 결승골을 터트리며 승부를 뒤집었다. 후반 중반 배슬기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하며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끈질긴 수비와 신화용의 선방 덕에 귀중한 승점 3점을 얻었다.
중대 일전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인정하는 라이벌 매치라 양 팀의 각오 또한 남달랐다. 두 팀은 지난해 K리그 우승을 놓고 최종전까지 피말리는 승부를 벌였던 앙숙이다. 현재 처한 상황도 중요했다. 포항은 최근 FA컵 16강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전서 연달아 고배를 마셨다. K리그서도 전북에 선두를 내준 뒤 꼴찌 경남과 비기며 3위 수원의 추격을 받고 있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날 승리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서 "ACL 탈락 이후 걱정을 많이 했는데 오늘 동기부여가 강해보였다. 어려운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잘해줬다. 앞으로 남은 리그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포항은 이날 경기서 원정의 어려움을 안고 있었다. 또 ACL 8강전 연장 혈투로 체력적인 부담이 있었다. 하지만 모든 악조건을 이겨내고 기어코 승리를 쟁취했다. 황 감독은 "감독과 코치, 선수들 간에 믿음이 있었던 덕분이다. 우리는 어려울 때일수록 믿고 신뢰하고 같이 극복하려고 하는 게 강하다. 감독으로서 고마운 부분이다"라고 공을 돌렸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인천아시안게임 대표에 차출되는 김승대와 손준호에 대해서도 덕담을 건넸다. "오늘 경기 힘든 가운데 열심히 해줘 고맙다. 부상을 안당해 다행이다. 꼭 금메달을 따왔으면 좋겠다. 가진 기량을 발휘한다면 대표팀에 도움 될 것이다. 잘하고 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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