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드래곤즈가 전북 현대 징크스를 깨고 3연승을 달렸다.
하석주 감독이 지휘하는 전남은 31일 광양축구전용구장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3라운드 전북과 홈경기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전남은 전북에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스테보와 전현철이 연속골을 넣어 승리를 차지했다.
전북전 3연패 및 7경기 연속 무승(3무 4패)에서 탈출한 전남은 3연승을 달리며 12승 3무 8패(승점 39)를 기록하며 3위 수원 삼성(승점 39)을 턱 밑까지 추격했고, 2연패를 당한 전북은 13승 5무 5패(승점 44)를 기록했지만 선두 자리를 지켰다.

최근 서울전에서 무패 행진이 끊긴 전북은 분위기 반전을 위해 경기 초반부터 거센 공격으로 전남을 몰아 붙였다. 전북은 전반 4분 스테보의 침투 패스에 순간적인 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이후 안정을 되찾아 경기의 주도권을 사로 잡았다.
전북의 강공은 빠른 선제골로 이어졌다. 번잔 10분 이승기가 아크 정면에서 내준 패스를 받은 한교원은 박스 오른쪽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전남의 골망을 흔들었다. 리그 8호골을 터트린 한교원의 활약에 전북은 완벽하게 분위기를 가져가게 됐다.
기세가 오른 전북은 전반 15분에도 좋은 득점 기회를 잡았다. 한교원이 내준 패스를 김인성이 바로 슈팅으로 연결했고, 골키퍼 김병지가 힘겹게 손으로 쳐냈다. 박스 밖으로 흘러나온 공을 이주용이 다시 슈팅으로 연결했고, 공은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공이 골라인을 통과하기 직전 한교원이 발을 뻗는 바람에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전북이 경기 내내 흐름을 잡고 있을 수는 없었다. 전남은 전반 중반부터 적극적인 공격으로 반격을 펼치기 시작했다. 효과는 있었다. 전남의 거센 공격은 전북 수비진을 흔들기 시작했다. 측면에서의 빠른 침투에 이어 스테보의 문전 경합은 효과적인 공격 패턴이었다. 분위기를 탄 전남은 전반 35분 현영민의 크로스에 이은 스테보의 헤딩슛으로 골을 넣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들어서 특별한 우세 없이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펼친 전북과 전남은 후반 14분 동시에 선수를 교체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전북은 김인성을 빼고 카이오를 투입해 투톱 시스템으로 변화를 꾀했고, 전남은 심동운 대신 레안드리뉴를 넣어 공격진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양 팀의 선수 교체는 효과가 있는 듯 보였다. 전남은 후반 19분 레안드리뉴의 위협적인 크로스가 스테보를 향해 정확하게 나아갔지만, 수비수에 맞고 연결되지 않았다. 전북은 카이오가 문전에서의 활발한 움직임으로 측면에서의 침투가 더욱 용이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결정적인 기회에서의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전남은 후반 28분 완벽한 득점 기회를 잡았다. 스테보가 상대 수비수의 공을 가로채 문전으로 돌파해 골키퍼 권순태와 일대일 기회를 잡은 것. 득점으로 봐도 무방했다. 하지만 스테보는 결정을 짓지 못했다. 권순태는 빠르고 정확한 판단으로 스테보 앞을 가로 막은 후 슈팅까지 저지해 골문을 지켰다.
좀처럼 승부의 균형을 무너트리는 득점포가 나오지 않자 전남과 전북 모두 선수 교체를 해야 했다. 전남은 후반 29분 이종호 대신 전현철을 투입했고, 전북은 후반 30분 한교원 대신 이상협을 넣었다. 양 팀 모두 공격진의 변화로 득점을 노리겠다는 의지가 확연했다.
하지만 양 팀의 계획은 좀처럼 실현되지 못했다. 전북과 전남은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상대 공격수들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전북은 스테보에게 향하는 긴 패스를 놓치지 않고 따냈고, 전남은 촘촘한 수비로 전북의 공간 침투를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양 팀 모두를 외면하지 않았다. 승리의 여신이 향한 쪽은 홈팀 전남이었다. 경기 막판까지 득점을 노리던 전남은 후반 47분 전현철이 안용우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해 극적인 결승골을 성공시켜 짜릿한 승리를 차지했다.
■ 31일 전적
▲ 광양축구전용구장
전남 드래곤즈 2 (1-1 1-0) 1 전북 현대
△ 득점 = 전11 한교원(이상 전북 현대) 전35 스테보 후47 전현철(이상 전남 드래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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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드래곤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