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드 웨버(30, NC 다이노스)가 이번에도 두산 베어스를 만나 부진을 면치 못했다.
두산 선발 정대현이 호투를 펼친 것은 아니었지만, NC는 웨버가 홈런 3방으로 조기에 무너져 선발 맞대결에서 패했다. 웨버는 31일 마산 두산전에서 3개의 홈런을 허용하는 등 2이닝 5피안타 5실점으로 크게 부진한 끝에 3회초에 손민한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물러났다.
첫 타자와의 승부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1회초 선두 고영민을 8구 끝에 볼넷으로 내보냈고, 정수빈의 내야안타와 민병헌의 희생번트에 이은 김현수의 우중월 3점홈런이 터져 웨버는 초반 분위기를 완전히 내줬다. 이후 오재원, 고영민의 솔로홈런에 웨버의 실점은 5점이 됐다.

NC 타선도 정대현을 괴롭히며 조기 강판시켰다. 전반적으로 제구에 어려움을 겪은 정대현은 2⅓이닝 5피안타 3실점으로 피칭을 마쳤다. 3회말에 에릭 테임즈가 터뜨린 추격의 투런홈런이 결정적이었다. 정대현이 오현택으로 교체되면서 경기는 불펜 싸움으로 넘어갔다.
선발 대결에서 판정패한 NC는 불펜 대결에서도 밀렸다. NC는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손민한-원종현-손정욱을 나란히 투입했지만 이들은 각기 실점하고 도합 3⅔이닝 동안 4점을 내줬다. 반면 두산은 공 35개로 3이닝을 실점 없이 막는 수훈을 세웠다. 6회말에 중전안타로 내보낸 모창민을 윤명준이 홈에 불러들여 1실점이 주어졌지만, 경기 중반 두산이 승기를 잡은 것은 오현택 덕분이었다.
결국 경기가 두산의 10-6승리로 끝나며 웨버는 시즌 5패(8승)째를 당했다. 이날 이전까지 두산전 5경기에서 단 16⅓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하고 자주 조기 강판되는 바람에 상대 평균자책점 7.16으로 부진했던 웨버는 이날도 두산에 설욕하지 못했다. 6번이나 만났지만, 20이닝도 채우지 못했을 정도로 웨버는 두산만 만나면 오래 버티지 못하고 있다.
현재 2위 넥센을 제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려워 NC는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돌입할 것이 유력하다. 누구를 만나든 1차전 홈 어드밴티지를 갖는 것은 사실상 확정이 됐지만, 두산이 4위로 올라올 경우 부담이 생긴다. 두산에 6승 7패로 열세인 데다 선발진의 한 축인 웨버가 절대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NC는 4연패에 빠졌고, 반대로 두산은 4연승에 성공했다. 전날까지 3경기 연속 선발승을 거두고 불펜을 아낀 두산은 정대현이 긴 이닝을 끌고가지 못했지만, 빠른 시점에 불펜을 총 동원해 리드를 지켰다. 승리의 일등공신은 선제 3점홈런 포함 5타수 4안타 5타점을 올린 중심타자 김현수였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