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윤아의 모성 연기가 안방극장을 눈물짓게 만들고 있다. 죽음을 눈앞에 둔 엄마의 절절한 마음을 다채로운 연기력으로 표현하며 공감을 사고 있는 것. 송윤아표 모성애 연기가 이토록 아플 줄이야.
MBC 주말특별기획 '마마'에서는 시한부 판정을 받은 엄마 한승희(송윤아 분)의 아들 사랑이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아들 한그루(윤찬영 분)는 아빠도 없이 유년기를 보냈지만 돈 버느라 자신을 방치한 엄마에게 깊은 원망을 갖고 있다. 하지만 첫사랑 문태주(정준호 분)에게 버림받고 미혼모로서 새 삶을 개척해야 했던 한승희는 아들에게 따뜻한 엄마이기보다 성공한 삶을 갈망해야 했다. 그래야 아들과 행복한 미래를 꿈꿀 수 있었으니까.
캐나다 이민 생활을 하며 저명한 민화 작가로 성공하고 마침내 여유로운 삶을 꾸렸지만 청천벽력 같은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이제야 아들과 함께 안정적이고 행복한 나날들을 걸어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한승희로서는 믿을 수 없는 현실이었다. 결국 생각 끝에 캐나다 생활을 접고 귀국, 문태주와 그의 아내 서지은(문정희 분)에게 한그루를 부탁하기 위해 그들의 삶 속으로 스며들었다. 자신이 죽고 난 후, 아들의 남은 날들이 평탄할 수 있도록 한승희는 문태주와 서지은 부부의 인생에 직접 관여하며 안락한 가정을 꾸려주고자 공들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 한승희의 시한부 사실을 아는 이는 구지섭(홍종현 분)뿐. 엄마가 아픈 줄, 자신을 떠나게 될 줄 모르는 한그루는 꾸준히 엄마를 오해하고 미워하며 앙금을 쌓고 있다. 그럴수록 마음은 아프지만 강인하게 버텨나가는 한승희의 모습이 짠하기만 하다. 문태주의 오해도 서지은과의 갈등도 모두 참을 수 있지만 한그루가 엇나가고 자신을 밀어내는 모습은 견딜 수 없는 고통인 것.
결국 31일 방송분에서 한승희는 자신과 구지섭의 관계를 오해하고 막말을 하는 아들에게 "엄마가 죽어버리면 어떻겠냐. 아주 깔끔하겠네?"라고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지고 또 다시 아픈 가슴을 부여잡았다. 한그루와 서지은이 자신의 의도대로 점차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면서 안도가 되기도 하지만 내심 질투심이 드는 것도 어쩔 수가 없다. 아들과 손잡고 길을 걸어보는 것조차 소원이어야 하는 엄마는 점점 죽음이 가까워진다는 위기감까지도 떠안고 있다.
이날 한승희는 잠든 한그루의 모습을 바라보며 결국 눈물을 흘렸다. "죽기 전에 너랑 손 잡고 걷는 건 꼭 해보고 싶은데.. 언제까지 난 네가 잘 때만 네 손을 잡을 수 있을까"라고 되뇌며 쓸쓸한 모성애를 토했다. 보는 시청자들도 눈시울이 붉어지는 순간이었다.
송윤아는 이처럼 애달픈 모성의 고통과 번뇌를 수려한 연기력으로 표현해내고 있다. 데뷔 후 본격적인 모성 연기는 처음인데, 실제로 엄마로 살고 있어서일까. 아들을 바라보고 모든 것을 희생하는 우리네 엄마들의 인생을 리얼하게 펼쳐 보이고 있다. 특히 시한부라는 설정 때문에 너무도 비극적인 이 모자 관계가 팽팽한 감정을 이어가고 있는 데는 송윤아의 노련한 연기가 주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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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