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감독과 선수들의 '간절함'으로 전북 징크스 극복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4.09.01 06: 01

전남 드래곤즈가 하석주 감독과 선수들의 간절함을 발판 삼아 전북 현대 징크스를 격파할 수 있었다.
하석주 감독이 지휘하는 전남은 지난달 31일 광양축구전용구장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3라운드 전북과 홈경기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전남은 전북에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스테보와 전현철이 연속골을 넣어 승리를 차지했다. 전북전 3연패(FA컵 포함) 및 K리그 7경기 연속 무승(3무 4패)에서 탈출한 전남은 3연승을 달리며 12승 3무 8패(승점 39)를 기록하며 3위 수원 삼성(승점 39)을 턱 밑까지 추격했고
경기가 끝난 후 하석주 감독은 환하게 웃을 수 있었다. 2011년 10월 30일 이후 전북을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전남이었고, 하석주 감독 또한 이번 시즌 전북을 상대로 3연패를 당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하 감독은 선수들에게 "걸어다니지 말고, 몸을 날려서라도 막아라. 젊은 선수다운 패기를 보여줘라. 그래도 이기기 쉽지 않다""고 외칠 정도였다.

이날까지 전남은 전북을 상대로 K리그에서 7경기 연속 무패(3무 4패)를 당하고 있었다. 사실상 천적이었다. 하 감독은 "내가 감독으로 부임하고 징크스가 있는 상대가 7팀 정도 있었다. 이제는 전북과 포항, 제주, 인천이 남았다"면서 "그나마 제주를 상대로는 잘하고 지는데, 전북을 상대로는 득점도 하지 못하고 지고 있다. 우리 선수들이 여지없이 당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만큼은 달랐다. 하 감독마저 "선수들이 그 전 경기와는 전혀 다를 것이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유가 있었다. 4연패를 끊을 당시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합숙을 하고, 질 경우에는 최고참 김병지를 포함한 전원이 삭발을 하겠다고 약속할 정도로 승리에 대한 의지가 어느 때보다 불탔던 것이다. 또한. 선수들 모두가 전북을 물리치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했다. 결승골을 넣은 전현철은 "개인적으로 정말 이기고 싶었다. 전북은 축구를 시작한 이후 한 번도 이기지 못한 팀이다. 그래서 준비하는 기간 동안 동료들끼리 한 마음이 돼 이번 만큼은 꼭 이기자고 다짐하고 그라운드서 뛰었다"고 승리에 대한 간절했던 기억을 전했다.
간절함은 선수들 못지 않게 하석주 감독도 엄청났다. 지인에게 선물은 받았지만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절대 입지 않는 팬티가 있었다는 하석주 감독은 "지난 수원 삼성전에서 비가 많이 와서 한 번 입고 버릴려고 분홍색 팬티를 입었다. 그런데 승리를 했다. 부산 아이파크전에서도 비가 올 것 같아서 입은 결과 승리를 했다"며 "평소 미신을 믿지 않고, 오늘은 비가 예고되지 않아 정장에 분홍색 팬티를 입자니 너무 이상했다. 그래도 전북을 물리치고 싶다는 간절함이 더 강했다. 그래서 창피한 마음이 들면서도 간절함 때문에 입었는데 승리를 하게 됐다"며 미소를 지었다.
전북을 넘었다고 해서 전남의 징크스가 모두 깨진 것은 아니다. 당장 다음 상대인 제주도 전남이 넘어설 상대다. 전남은 최근 제주와 7경기서 1무 6패 및 4연패를 당했다. 결과만 놓고 본다면 전북보다 더 심한 징크스다. 심지어 제주 원정에서는 4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쳤다. 그러나 전북전 승리로 두려움은 없어졌다. 오는 6일 제주로 원정을 떠나야 하는 하 감독은 "누가 얼마만큼 더 집중하느냐에 달렸다. 찬스는 올 거라고 본다. 이 상승세는 제주전으로 이어질 것이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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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드래곤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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