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외야수 박헌도(27)는 최근 부상을 당한 유한준을 대신해 매 경기 선발 출장 기회를 얻고 있다.
박헌도는 지난달 30일 대구 삼성전에 7번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5회 선두타자 안타를 기록했다. 상대는 삼성의 최다승 투수 릭 밴덴헐크였고 이날 팀의 2번째 안타였다. 처음으로 선두타자가 출루한 넥센은 바로 이성열이 좌월 투런을 치며 역전에 성공했고 이 점수를 지켜 7-4 승리를 거뒀다.
올해 피안타율이 2할3푼4리에 불과한 밴덴헐크와의 대결. 그러나 박헌도는 5월 25일 대구 삼성전에서 밴덴헐크를 상대로 데뷔 첫 홈런을 쏘아올린 기억을 갖고 있다. 박헌도는 경기 후 통화 인터뷰에서 "밴덴헐크의 공은 정말 좋았다. 하지만 자신감이 있었고, 첫 타석에서 삼진을 당해 적극적으로 치자로 마음먹고 초구를 노렸다"고 말했다.

올 시즌 31경기 55타수 12안타(3홈런) 8타점 6득점 타율 2할1푼8리. 스스로에게도 아직 만족스러운 성적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유한준의 부재로 인해 꾸준히 선발 출장 기회를 얻으며 타구 질이 좋아지고 있다. 그는 "전 보통 대타로 나가는데 그럴 때는 꼭 쳐야 한다는 생각이 있지만 선발 출장으로 나가다 보니 마음이 편하고 조금은 여유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박헌도에게 계속 주전 기회를 주고 있는 염경엽 감독은 사실 지난해부터 그를 '찜'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외야에서는 박헌도가 성장해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혀왔다. 힘 하나로는 다른 선수들에게 밀리지 않는 거포 유망주다. 그러나 지난해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던 그는 올해 14경기 선발 출장으로 데뷔 후 한 시즌 가장 많은 경기에 선발 출장하며 타격감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유한준이 외야에 돌아오면 그의 자리는 아직 보장돼 있지 않다. 박헌도는 "형이 돌아오시면 저는 다시 제 역할이 있을 것이다. 그때는 또 제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올 시즌 최대한 많은 경기에 출장하고 싶다"고 목표와 각오를 밝혔다.
넥센은 지난해까지 외야 실전 전력이 모두 30대였다. 그러나 문우람, 강지광 등이 주목받기 시작했고 유재신, 김지수는 외야수도 겸업하고 있다. 그 가운데 묵묵히 성장해온 박헌도가 퍼즐 한 조각이 빠져 있는 외야 자리를 조용히 메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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