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뜨거운 8월을 기분 좋게 마쳤다.
한화는 지난 8월 한 달 동안 19경기에서 12승7패라는 호성적을 냈다. 승률 6할3푼2리로 넥센(14승8패·.636)에 이어 8월 2위에 올랐다. 어느덧 8위 KIA에도 0.5경기차로 바짝 따라붙으며 탈꼴찌 희망을 높였다. 4위 LG에도 5.5경기차로 아주 실낱 같은 4강 불씨도 남아있다.
8월에 한화는 팀 평균자책점 2위(4.78), 타율 3위(.306)로 투타의 균형이 잘 맞춰졌다. 이태양-유창식-앨버스-타투스코의 4인 선발진과 안영명-박정진-윤규진으로 이어지는 필승조가 승리 공식을 만들었고, 2번으로 옮긴 송광민과 김경언의 맹타가 공격을 이끌었다. 베테랑 안방마님 조인성과 새로운 주전 유격수가 된 강경학의 등장으로 수비 안정과 신구 조화까지 이루고 있다.

그렇다면 8월의 한화는 그들의 근래 성적와 비교하면 얼마나 좋은 성적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한화의 월간 승률이 6할대가 된 것은 지난 2007년 이후 무려 6년만의 일이다. 한화의 최근 6할대 승률은 지난 2008년 7월에 16승10패 승률 6할1푼5리를 기록한 게 마지막이었다. 당시 한화는 송진우-정민철-구대성이 마운드에 건재할 때였고, 클락-김태균-이범호-김태완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쿼텟이 펄펄 날 때였다.
하지만 올해 8월은 2008년 7월보다도 더 높은 승률로 승승장구했다. 역시 은퇴한 베테랑들이 활약한 지난 2007년 9월 10승5패(.667)를 기록한 뒤로 한화 구단 사상 최고 월간 승률이다. 즉 2008년 이후로 최근 7년을 통틀어 가장 뜨거운 한 달을 보낸 것이다. 2008년 이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한화에 있어 8월의 의미가 크다.
그동안 한화는 매년 막판 이른바 '고춧가루 부대'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 하위권 팀이 갈 길 바쁜 중상위권 팀들의 발목을 잡는 것에서 유례한 용어인데 지난 5년 동안 4번이나 최하위를 한 한화로서는 피할 수 없는 수식어였다.
그런데 올해는 단순한 고춧가루 부대 그 이상의 실력을 내고 있다. 순위 싸움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경기력 자체가 이제는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왔다는 평. "프로야구 초창기 때처럼 전후기제였다면 한화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을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오는데 그만큼 강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화 김응룡 감독은 "이게 원래 우리 실력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송광민은 "이제 우리도 이기는 공식이 생겼다. 투수들이 안정되며 야수들도 힘을 내고 있다. 팀이 점점 이기는 팀의 야구를 하고 있다. 내년에도 이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7년을 통틀어 한화가 이렇게 강한 시기가 없었다. 올해를 넘어 내년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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