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ERA 2.51’ 이재영, SK 필승조 단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9.01 16: 00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지만 묵묵히 불펜을 지킨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베테랑 우완투수 이재영(35, SK)이 부상으로 만신창이가 된 팀의 불펜에서 새로운 필승조로 떠올랐다.
2010년 SK 이적 이후 팀의 불펜에서 주로 추격조 몫을 담당했던 이재영은 최근 필승조로 중용되고 있다. 팀의 불펜 사정 때문이다. SK는 개막 마무리 박희수와 우완 필승조였던 박정배가 부상으로 현재 재활군에 있다. 후반기부터 박희수의 자리를 대체했던 외국인 투수 로스 울프는 아들의 병환 문제 때문에 결국 귀국을 포기해 불펜에 큰 구멍이 생겼다.
윤길현을 마무리로 돌리고 전유수를 필승조로 승격시키는 시나리오는 예상이 가능했다. 그런데 이재영이 좋은 활약으로 팀 불펜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만수 SK 감독도 “이재영의 구위가 최근 좋다”라며 신뢰를 드러내는 중이다. 최근에는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등판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전유수와 함께 6회부터 8회를 책임지는 필승조로 활약하고 있는 것이다.

성적은 좋다. 8월 들어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51을 기록 중이다. 4~6월 평균자책점 7.32였던 것에 반해 7~8월 성적은 3.60까지 낮아졌다. 빠른 공을 가지고 있지만 몇몇 실투 때문에 장타를 허용했던 이재영은 최근 안정된 제구와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의 조합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 가뜩이나 자원이 부족한 SK에서 가뭄의 단비와 같은 활약이다. 여기에 2이닝 이상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지난 주말 광주 KIA전을 모두 쓸어 담을 수 있었던 것도 이재영의 공이 컸다. 30일에는 1⅔이닝 동안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KIA의 추격을 잠재웠다. 더 팽팽한 상황이었던 31일에는 선발 신윤호, 그리고 여건욱에 이은 세 번째 투수로 나서 2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맹활약했다. 1점차 승부에서 이런 이재영의 2이닝 역투는 팀 승리의 결정적인 밑거름이 됐다.
사실 시즌 내내 궂은 일을 맡으며 고생했던 이재영이다. 선발 투수들이 부상이나 부진으로 조기 강판됐을 때 몸도 제대로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2~3이닝씩을 던진 날도 있었다. 그런 이재영이 이제는 어엿한 SK의 필승조 일원으로서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 4강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SK로서는 전유수 진해수 윤길현에 비해 체력적으로 조금은 여유가 있는 이재영의 활약이 절실하다. 올 시즌을 끝으로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 이재영이 화려하게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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