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지키기? 넥센 뒤집기? 8년전 1위 싸움 재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9.02 06: 36

삼성과 넥센의 1위 싸움이 점점 흥미로워진다. 삼성의 무서운 독주로 일찍이 끝나는 듯 했던 1위 경쟁이 넥센의 추격과 삼성의 추락으로 다시금 뜨거워지고 있는 것이다. 8년 전 1위 싸움을 연상시키고 있는데 삼성의 지키기가 또 성공할지 아니면 넥센이 뒤집기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2일 현재 1위 삼성(67승37패2무)과 2위 넥센(66승43패1무)의 승차는 3.5경기. 8월26일까지만 하더라도 삼성과 넥센의 격차는 무려 7.5경기에 달했지만 불과 5일 사이에 3.5경기차로 바짝 줄었다. 삼성이 시즌 최다 5연패에 빠지고, 넥센이 4승1패로 치고 올라온 결과.
특히 지난달 30~31일 대구에서 열린 2경기를 모두 넥센이 가져가며 삼성을 바짝 추격 중이다. 여전히 삼성이 매직넘버 18로 주도권을 갖고 있고, 3.5경기차는 쉽게 좁혀질 수 있는 거리가 아니다. 하지만 분위기를 타는 야구의 속성상 언제든 뒤바뀔 수 있는 변수는 상존하기 마련.

삼성과 넥센의 1위 싸움은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2006년을 연상시킨다. 그해 삼성(73승50패3무)이 현대(70승55패1무)를 4경기차로 따돌리고 페넌트레이스 1위를 차지했지만, 시즌 막판 현대의 추격이 만만치 않았다. 넥센이 현대의 후신격이라는 점에서 올해 1위 싸움은 8년 전을 연상시킨다.
2006년 선동렬 감독 체제였던 삼성은 일찌감치 독주 체제를 갖추며 전반기에 2위 현대에 7.5경기를 앞서 있었다. 하지만 삼성이 잠시 주춤하는 사이 김재박 감독의 스몰볼로 중무장한 현대가 아주 무섭게 따라붙었다. 특히 그해 8월29~31일에 있었던 수원 3연전에서 현대가 삼성에 싹쓸이 3연승을 거두더니 9월22일 대구 경기까지 11-1로 대승하며 2경기차로 줄였다.
여세를 몰아 9월24일 현대는 삼성을 1경기차까지 따라붙으며 대역전의 꿈을 키웠다. 잔여 5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는 시점이었다. 피말리는 선두 다툼이었지만, 잔여 3경기를 남겨놓고 삼성이 가까스로 1위 자리를 확정지었다. 비록 1위는 놓쳤으나 현대의 맹추격은 삼성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기에는 충분했다.
올해도 8년 전처럼 1위 삼성이 유리한 건 틀림없지만, 2위 넥센의 기세를 무시할 수 없다. 당시 현대는 1위도 가능한 기세였지만 남은 경기수가 너무 모자랐는데 올해 넥센이 극복해야 할 문제도 바로 이 점이다. 삼성이 잔여 22경기에서 11승11패로 반타작하면 넥센은 남은 18경기에서 13승을 올려야 한다.
남아있는 맞대결도 1경기 뿐이라 직접적으로 승차를 줄일 기회가 많지 않다. 여러모로 삼성이 유리한 상황이라는 것은 변함없지만, 3위보다 1위가 가까워진 넥센이라면 삼성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삼성이 8년 전처럼 지키기에 성공할지, 아니면 넥센이 8년 전 이루지 못한 역전극을 연출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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