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4연승을 달리며 4위 LG 트윈스를 위협하고 있다. 1~3선발의 안정과 함께 타선이 살아나며 상승세를 탔다. 이제 선발 로테이션의 꾸준함을 위해선 4, 5선발의 활약이 관건이 됐다.
두산은 지난 달 28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31일 NC 다이노스전까지 4연승을 달렸다. 리그 1, 3위를 달리고 있는 팀을 상대로 선전하며 4위 LG를 1경기 차로 쫓고 있다. 두산은 5월까지 3위를 마크하며 순항했지만, 6월부터 승률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6월 5승 15패(승률 2할5푼)로 월간 최하위를 기록한 뒤 7월에도 6승 10패(승률 3할7푼5리)로 주춤했고, 후반기 들어 부진한 모습을 이어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반등하면서 4위 싸움을 혼전 양상으로 끌고 갔다. 역시 그 중심에는 1~3선발의 활약이 컸다.

시즌 초반 고전했던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는 7월 들어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7~8월 4승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3.15를 마크하면서 에이스 몫을 톡톡히 해냈다. ‘삼성 킬러’답게 1위 삼성을 제압하면서 상승세에 불을 지폈다. 5~7월 계속해서 6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던 유희관은 8월 5경기에 등판해 3승 평균자책점 1.86을 기록, 다시 2선발의 위용을 되찾았다.
바통을 이어받은 유네스키 마야는 30일 마산 NC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2실점으로 연승의 기세를 이었다. 국내 무대 데뷔 후 첫 승이자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던 중요한 승리였다. 2경기 연속 강타선을 보유한 NC를 상대로 호투를 펼쳤다.
여기에 타선의 힘도 점차 살아나고 있다. 최근 들어 중심타선에서 김현수, 홍성흔이 고른 활약을 펼치면서 타선에 힘을 더했다. 최강의 타선을 자랑하던 두산은 6월 팀 타율 2할6푼7리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7월부터 회복세를 보이며 현재 팀 타율 2할9푼7리로 3위를 유지하고 있다.
점점 투타 조화가 살아나고 있다. 송일수 두산 감독은 “득점권에서 점수가 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말했지만, 삼성전을 기점으로 득점력도 살아나고 있다. 점수를 충분히 뽑지 못했을 때는 선발의 힘으로 승리를 따냈다. 이런 상황에서 1~3선발을 제외한 나머지 투수들의 임무가 중요해졌다.
3선발이 안정됐다 하더라도 3명의 투수로 시즌을 운영할 수는 없다. 특히 4위 싸움을 위해서는 현재의 선발진으론 부족하다. 송 감독은 2군에 선발 대체자원이 부족함을 시인했다. 따라서 올 시즌 3승 13패 평균자책점 8.65로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는 노경은을 계속해서 선발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
이제는 노경은이 그 믿음에 부응해야할 때다. 송 감독은 구위 자체엔 문제가 없다고 노경은을 평가했다. 지난 시즌 10승(10패)에 평균자책점 3.84를 기록할 정도로 기본적인 능력은 갖췄다. 빠른 시일 내에 부담을 떨쳐내고 선발의 한 축을 담당해줘야 한다. 노경은 외에도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활약 중인 정대현에게 거는 기대도 크다. 아직 들쭉날쭉한 피칭을 보이고 있지만, 지난 달 31일 NC전처럼 그가 등판한 경기에서 팀이 승리를 거둔다면 자신감이 상승할 수 있다.
타선의 힘은 확실히 인정받고 있는 두산이다. 이제 안정된 선발 마운드가 필요하다. 선발 로테이션이 잘 지켜지지 않은 상황에서 4위를 차지하는 일은 쉽지 않다. 남은 경기에서 두산이 선발 마운드 안정으로 4위 자리를 꿰찰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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