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합 복식과 개인 복식에서 금메달을 노리고 있지만, 단체전의 무게가 있는 만큼 4강에는 무조건 들어가야 한다."
여자 탁구대표팀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의 활약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최근까지 제주도에서 훈련을 소화한 대표팀은 지난달 29일부터 1일까지 수원에서 훈련을 소화했고, 2일부터는 충북 단양으로 떠나 막바지 훈련을 소화할 예정이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쉽지 않은 도전이다. 세계 최강이자 유일한 우승후보 중국이 버티는 탓에 올림픽과 큰 차이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때문에 탁구는 대한체육회의 약세 종목으로 분류됐다. 약세 종목은 금메달 획득이 어렵거나 소수일 것으로 보이는 종목을 뜻한다. 대한체육회는 "중국이 탁구에서 세계 정상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를 했다.

여자 대표팀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포기를 할 수는 없는 법이다. 여자 대표팀에서는 약세라는 평가를 뒤집기 위해 코칭 스태프와 선수들이 모든 힘을 쏟아 붇고 있다. 지난달 29일 수원에서 만난 김형석 여자 대표팀 감독은 "중국에 전력에서 많이 밀리는 것이 사실이이고, 싱가포르와 일본에도 밀리고 있다. 하지만 갖고 있는 기술을 잘 활용하면 싱가포르와 일본은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 그리고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흔들리지만 않는다면 그 이상도 바라볼 수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여자 대표팀에서는 금메달을 노릴 수 있는 전략 종목으로 개인 복식과 혼합복식을 꼽았다. 양하은(대한항공)과 박영숙(한국마사회)의 여자 개인 복식, 양하은과 이정우(울산시탁구협회)의 혼합 복식에서 금메달을 노리고 있는 것. 김 감독은 "개인 복식과 혼합 복식을 많이 준비했다"며 "이상수(삼성생명)가 대표팀에서 탈락해 박영숙과 조를 이루지 못했다. 그래도 하은이와 정우 조에게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단체전도 기대를 하고 있는 종목이다. "국내에서 하는 만큼 단체전도 무시할 순 없다"고 밝힌 김 감독은 "일단 남녀 단체전 모두 4강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여자의 경우 4강서 싱가포르와 북한 등을 만날 수 있지만 승부를 걸 만하다고 생각한다. 혼합 복식과 개인 복식에서 금메달을 노리고 있지만, 단체전의 무게가 있는 만큼 4강에는 무조건 들어가야 한다고 선수들에게 설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단체전의 포인트는 전지희(포스코 에너지)다. 3번 주자로 나설 것이 유력한 전지희가 평소 자신의 몫만 해준다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단체전에서 3번의 비중은 크다. 결승전에 가기 위해서는 지희의 역할이 중요하다. 3번이 이길 경우 앞선 주자들 중 한 명이 이기면 2-1이 돼 매우 유리해진다"며 "지희가 메이저 대회는 처음이기 때문에 부담감을 갖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평소 보여주던 실력만 보여줘도 자기 몫은 충분히 할 것이다. 싱가포르와 홍콩의 3번 주자들은 지희가 모두 이겨본 선수들이다"고 설명했다.
조금만 노력을 더 하면 목표를 달성할 것 같은 상황이지만 김형석 감독은 선수들에게 특별한 주문은 하고 있지 않다. 대회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선수들이 부담을 갖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부담감을 떨쳐내 좋은 컨디션으로 대회를 준비를 할 수 있게 돕고 있다.
김 감독은 "기술적인 부분의 경우 한 달 정도밖에 남지 않아서 높이기는 쉽지 않다. 자신이 갖고 있는 기술을 최대한 활용하도록 도와주려고 한다"면서 "그보다 우선 순위는 선수들이 국내에서 대회가 열린다는 사실에 심리적으로 부담을 느끼고 있다. 그걸 좀 편하게 해주고 싶다. 최대한 부담감을 주지 않는 쪽으로 초점을 맞추고 훈련을 하고 있다. 그러나 선수들이 국내 대회라는 점, 그리고 아시안게임이라는 점 때문에 메달을 따내기 위해 죽기 살기로 하고 있다. 오버 페이스가 걱정될 정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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