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어킴 "윤종신, 인간적인 매력 많아..케미 좋아요"[인터뷰]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4.09.02 17: 35

가수 퓨어킴(28)은 사람을 홀리는 매력이 있다. 말 잘하는 것을 넘어서 확고한 신념도 가지고 있었다. 개성 강한 그녀의 음악처럼 대화를 할수록 퓨어킴, 그리고 그의 생각이 더욱 궁금해졌다. 길지 않은 인터뷰 시간 동안 그녀에게 홀린 듯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2일 발매된 새 미니앨범 '퓨리파이어(Purifier)'는 퓨어킴의 인생 속 여섯 가지 키워드를 담아낸 앨범이다. 그녀의 20대를 관통한 열병적인 사랑, 상대적 우월감의 덧없음, 진정한 행복은 상대적인 것이 아니라 절대적인 것이라는 메시지 등 그가 29년을 살아오면서 느낀 다양한 감정과 생각 등을 노래로 불렀다.
퓨어킴이라는 인상적인 이름에서 파생된 앨범명 '퓨리파이어'는 정화를 의미한다. 확고한 개성을 보여주는 그녀의 노래가 비슷하고 익숙한 것들로 채워져 있는 가요계에서 신선한 흐름으로 받아들여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한국어 앨범인 만큼 노래 가사에 외래어 이외에 영어를 사용하지 않기 위한 노력도 기울였다. 이게 바로 퓨어킴의 음악적인 고집이었다.

20대 여성이라면, 혹은 20대를 겪었던 여성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정서를 담은 곡들로 공감도 높였다. 소속사 프로듀싱팀 TEAM89의 윤종신과 정석원이 그녀에게 믿고 맡겨준 결과물이라 더욱 뿌듯함이 느껴졌다.
"환기를 시켜주는 그런 느낌이죠. 제 인생을 관통한, 살면서 느꼈던 인생의 키워드를 풀어낸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이번 앨범에 어떤 걸 쓰고, 어떤 걸 말할지 모두 저에게 전적으로 맡겨주셨어요. 하고 싶은 걸 다 했어요."
"저는 대부분 지우고 털어버리는 스타일이에요. 음악도 그렇지만 그 때만 나오는 거잖아요. 이번 앨범도 스물아홉이라 나온 것 같아요. 이때만 할 수 있는 음악을 하는 것 같아요."
퓨어킴은 버클리음악대학 출신으로 유명하지만 사실 가수의 길에 접어든 것은 아주 우연하면서도 또 운명적이었다. 유학생활 중 우연히 음대에 갔고, 졸업 후 평범한 회사원 생활을 해오다가 어느 날 우연히 꾼 꿈이 그녀의 인생 방향을 전환시켰다. 눈물이 흐를 정도로 무섭고, 또 외로운 꿈을 꾼 후, 숨겨뒀던 키보드를 꺼내 노래를 만들었고, 결국 가수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그러던 중 지난 2011년 영어 EP 'Mom & Sex'와 2012년 한글 가사로만 이뤄진 첫 번째 앨범 '이응'을 한국에서 선보이며 오묘하면서도 깊은 매력으로 관심 받게 됐다. 윤종신은 이런 퓨어킴을 눈여겨본 후 지난해 그녀를 미스틱89로 영입하게 된 것. 이후 올 1월 첫 번째 디지털 싱글 '마녀 마쉬'를 발표해 본격적으로 퓨어킴만의 음악 세계를 대중에게 알리기 시작했다.
"윤종신 선배님과 '케미'가 좋았어요. 믿음이 있었죠. 인간적으로 매력이 정말 많은 분이예요. 사람을 잘 파악하고 아티스트별로 맞춤형이죠. 본인이 아티스트에게서 본 이미지를 잘 투영하면서도 아티스트 친화적이에요. 당연히 믿을 수밖에 없는 프로듀서예요."
겉으로는 누구보다 화려하고 외향적일 것 같은 퓨어킴은 사실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많고, 밖에 나가기보다는 집에서 혼자 목욕하는 것을 더 즐기는 사람이었다. 술술 말을 잘 풀어내는 것도, 사람을 홀릴 정도로 매력적인 생각과 신념을 가지고 있는 것도 항상 여러 가지에 대해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다. 하지만 목욕을 할 때만은 여유를 즐기며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다고.
퓨어킴이라는 독특한 이름에도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다. 우연히 탄생한 이 이름에도 그의 고심과 뚝심이 담겨 있었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퓨어는 특정한 이미지가 있잖아요. 순수하다거나. 그런 이미지가 저와 맞지 않는다는 사람들도 있더라고요.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퓨어함은 좀 달라요. 본인 스스로 순수하게 행동하는 것. 저를 그대로 보여준다는 의미가 있죠."
늘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면서 치열하게 살고 있기 때문일까? 퓨어킴의 음악, 특히 가사는 매우 인상적이다. 현대 시 같은 분위기를 풍기면서 다양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퓨어킴의 음악이 더욱 특별한 이유다. 이번 앨범을 통해서는 퓨어킴의 이름을 확실히 알리는 것이 목표다.
"퓨어킴이라는 이름을 알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퓨어킴이라는 가수가 있다는 것을요. 또 어째든 사회에서 생각하는 청춘의 끝을 달리고 있는 입장에서 20대, 특히 여자 친구들이 공감하는 바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크게는 음악을 계속하는 것이 목표죠. 공백기 없이 음악을 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데, 공백기 없이 계속해서 음악에 몸담고 싶어요. 또 나를 사랑하는 사람, 가족들, 친구들에게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seon@osen.co.kr
미스틱89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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