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구단' kt의 강점, ‘허물없는 분위기’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4.09.03 06: 21

1군 무대를 준비하고 있는 kt 위즈가 퓨처스리그서 첫 시즌을 마쳤다. 좋았던 점도 부족한 점도 있었지만 비교적 만족스러운 시즌을 보냈다는 게 조범현 kt 감독의 평가다. 무엇보다 kt 선수단의 분위기는 어느 1군 팀 못지않았다.
kt 위즈는 2일 고양 경찰야구장에서 열린 ‘2014 퓨처스리그’ 경찰 야구단과의 시즌 마지막 경기서 6-3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kt는 올 시즌 퓨처스리그를 41승37패10무의 성적으로 마감했다. 조 감독은 “선수들이 훈련을 잘 따라줬다”며 한 시즌을 만족스럽게 돌아봤다.
성적보단 한 팀이 되었다는 점에서 kt에 중요한 시즌이었다. 조 감독은 “선수들이 좋아진 점 중 하나는 팀에 대한 생각들, 팀을 우선시하는 의식들이 향상됐다”며 선수단을 칭찬했다. 그리고 이날 경기서는 선후배 간의 친밀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장면이 연출됐다.

시즌 마지막 경기 선발 투수는 신인 박세웅이었다. 박세웅은 시즌 10승과 함께 북부리그 다승왕을 확정짓기 위해 역투를 펼쳤다. 하지만 박세웅은 6이닝 3실점을 기록, 팀이 2-3으로 뒤진 7회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패전과 함께 경찰청 선발로 등판한 김형범(시즌 9승)이 단독 다승 선두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kt는 8회초 무사 만루 역전 찬스를 잡았고 포수 김종민의 타석이 왔다. 이 때 타석에 들어가기 전 김종민은 취재진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박세웅을 향해 “형이 해줄게”라는 짧은 한 마디를 남겼다. 간절함 덕분이었을까. 김종민은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때려냈고 kt는 4-3으로 역전했다. 이후 추가점을 내며 6-3으로 의미 있는 최종전 승리를 수확했다. 아울러 박세웅은 공동 다승왕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박세웅은 김종민과 대화를 나눈 직후 “이런 분위기가 너무 좋다. 선수들끼리 벽이 없고 형, 동생처럼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좋다”며 미소를 보였다. 선후배 간의 친밀함과 애정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조 감독은 이런 팀 분위기에 대해 “(신)명철이가 자기 눈높이가 아니라 젊은 선수들 기준에 맞춰 잘 이끌고 있다”면서 팀 주장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걱정거리도 있다. 앞으로 자유계약선수(FA)나 20인 보호선수 외 특별 지명 등을 통해 새 얼굴들이 kt 유니폼을 입을 예정이다. 새로운 선수들이 팀 분위기에 영향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조 감독은 이에 대해선 “어떻게 하면 팀을 잘 융합시킬 것인가도 중요하다”며 조화로운 팀을 만들어 가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kt의 실력은 당장 1군 수준에 못 미칠지도 모른다. 하지만 kt는 서로를 위하는 자세를 배우며 하나의 팀이 되어가고 있다. 이는 분명 퓨처스리그 1승보다 몇 배의 가치가 있는 배움이었다. 허물없는 분위기 속에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kt가 1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벌써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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