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남친의 역습이다. 헤어진 지 5년이나 지났건만, 나 홀로 또 한 번 사랑에 빠지더니 꼭 다시 만나고 말겠다고 선포하는 구남친은 대책이 없어 보인다.
지난 2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연애의 발견' 6회에서는 구여친 여름(정유미 분)에게 다시 고백하고, 그를 잡고 싶어 애가 타는 구남친 태하(문정혁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태하는 5년 전, 5년 동안 만났던 여름에게 권태기를 느끼고 그에게 소홀히 대했었는데, 그 때문에 여름의 가장 힘들었던 날을 함께 지켜주지 못했다는 자신의 잘못을 뒤늦게 깨닫고 힘들어했다.
또 태하는 여름과 만났던 5년 전에는 덜 좋아하는 쪽, 즉 강자의 입장이었지만 이제는 관계가 역전돼 더 좋아하는 쪽인 약자가 돼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으로, 진짜 사랑의 무게를 깨닫고 허덕이고 있어 여름에 짜릿한 승리감을 안기는 중이다. 태하는 그런 여름이 사악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5년 전 자신이 했던 행동을 고스란히 돌려받는 것으로 누구도 탓할 수 없다.

하지만 여름에게도 변수가 생겼다. 여름이 태하의 고통을 마음껏 즐기고 우월감에 빠져있는 사이 현남친 하진(성준 분)의 마음도 다른 곳을 향하기 시작한 것. 하진의 눈길이 향하는 곳에 있는 아림(윤진이 분)은 하진과 어린 시절 보육원에서 친남매처럼 지냈던 인물로, 하진은 다시 찾은 아림에게 연민을 느끼며 그의 주위를 맴돌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 아림을 배신했던 하진이 어렵게 찾은 아림의 손을 또 한 번 놓기란 쉽지 않을 터. 아림을 버렸다는 죄책감에 악몽까지 꿀 정도로 그를 깊이 그리워하던 하진이 다시 만난 아림에게 점점 빠져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과거의 여인을 만난 두 남자의 방황이 생각보다 깊고 길게 지속될 것으로 보여, 과거와 헤어지지 못하는 이 두 남자의 비틀거림이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현실적인 연애의 다양한 모습을 그려내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는 '연애의 발견'이 아름답지만은 않은 연애의 찌질하고, 쿨하지 못하고, 이기적인 모습을 또 어떻게 섬세하게 풀어나갈지 관심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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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발견'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