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만 있으면 누구든 콘텐츠를 생산하고 배포하는 시대다. 모자로 얼굴을 가린 연예인이 새벽 1시 초밥집에서 밥을 먹는 모습도 네티즌의 카메라에 포착된다. 그만큼 스타들의 사생활도 지켜지기 어려운 세상이다. 아이돌 멤버가 공개연애를 인정하는 경우에는 대부분 부인하기 어려운 사진이 함께 공개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스타들은 공개열애를 반대한다. 예능프로그램에서 소재로 끌어와 원치 않는 이야기를 해야 할 때도 많고, 헤어진 이후에도 같이 언급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가수 이효리와 레이디 제인이 공개열애를 반대한 것도 비슷한 이유였다. 분명한 주장에는 본인의 실제 경험이 담겨 있어 보는 이마저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레이디 제인은 지난 2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매직아이'에서 "공개연애로 엉망진창이 됐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레이디 제인은 가수 쌈디와 과거 연인 사이였지만 현재는 헤어진 상태다. 결별한 이후에도 두 사람의 관계는 예능프로그램에서 숱하게 다뤄졌고, 이날도 예외는 아니었다. 문소리는 레이디 제인을 잘 알고 있음을 알리기 위해 쌈디를 언급하기도 했다.

레이디 제인은 "(쌈디와의 과거 만남의)공개를 원한 건 아니었다. 데뷔 전부터 사귀고 있었고, 데뷔하면서 자연스럽게 알려졌다. 이후의 파장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과 관련된 기사에 빈번하게 쌈디가 등장한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공개 연애는 상상을 초월해 독으로 돌아오나. 헤어진 후에도 꼬리표가 된다"는 말에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
이효리도 공개열애 반대에 표를 던졌다. 공개연애에 찬반을 묻는 레이디 제인에게 이효리는 "나는 절대 반대"라고 외쳤다. 이효리는 파파라치 사진으로 인해 지금의 남편인 가수 이상순과의 만남을 밝힌 경우였다. 이효리는 "나는 연애를 공개한 게 아니다. 공개를 당한 거다. 공개연애는 해서 득이 될 게 없다"며 명확한 입장을 설명했다.
스타들의 만남과 이별은 흥미로운 이야기거리 중 하나다. 일상생활에서도 남의 연애사가 재미난 소재인것처럼 말이다. 문제는 정도와 예의다. '매직아이'에선 레이디 제인과 이효리가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자유롭게 펼칠 수 있었다. 일부 예능프로그램에선 재미를 위해 소재로 희생되는 데 그치기도 한다. 종종 상처 받은 연예인의 모습에 시청자도 씁쓸해진다.
대중의 관심을 먹고 사는 연예인이니 무조건 감수하라는 말은 잔인하다. 공개열애로 얻은 이득이 있더라도 그들도 사람이다. 레이디 제인과 이효리가 공개연애를 격렬하게 반대한 것도 지나친 관심으로 그들이 받았던 상처 탓이었다. 자의든 타의든 스타들의 공개연애가 만연한 요즘, 두 사람의 분노 어린 경험담은 공개열애와 공개열애가 매체에서 다뤄지는 방식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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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아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