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왔다’ 최정-박정권의 맹타 행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9.03 13: 34

가을이 오는 징조가 여기저기서 느껴지고 있다. 더위가 한 풀 꺾였고 하늘이 청명해지고 있으며 그리고 SK 타자들도 덩달아 살아나고 있다. 외국인 타자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그 중에서도 팀의 간판타자들이라고 할 수 있는 최정(27)과 박정권(33)의 방망이가 뜨겁다.
SK는 8월 들어 승률 6할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 8위에서 공동 6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4위 LG와의 승차는 3경기로 아직까지 희망을 놓을 시기는 아니다. 원동력은 몇 가지가 있겠지만 역시 폭발하고 있는 타선이다. 외국인 타자 한 명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선수들이 똘똘 뭉쳐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인 입추(올해는 양력 8월 7일) 이후 SK의 팀 타율은 18경기에서 딱 3할을 기록하고 있다. 리그 4위의 성적이며 18개의 홈런을 치는 등 출루와 장타 모두에서 만족스러운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리그 2위의 도루, 2위의 최소 실책에서 볼 수 있듯이 공·수·주에서 야수들이 힘을 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최정과 박정권이 있다.

두 선수의 봄과 여름은 그다지 좋은 기억이 아니었다. 최정은 부상으로 두 달 가까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어 있었다. 박정권도 초여름 한 때 극심한 타격 슬럼프로 2군에 내려가기도 했다. 해결사 몫을 해야 할 두 선수가 부진한 SK는 당시 타율 1위였던 이재원의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가을 공기가 경기장을 감싸돌자 완전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불붙은 타격감이다.
입추 이후 최정의 타율은 무려 3할9푼4리에 이른다. 박정권은 3할7푼이다. 2일까지 19경기 연속 안타를 친 팀 리드오프 이명기(.407)에 이은 팀 내 2·3위다. 여기에 나란히 4개의 홈런과 15타점을 기록하며 이 기간 팀 홈런의 44.4%를 합작했다. 최근 이재원이 체력 저하로 타격 슬럼프에 빠짐에 따라 ‘3번 최정-4번 박정권’의 중심타선이 형성됐는데 그 선택은 톡톡히 맞아 떨어지고 있다.
두 선수는 남다른 책임감을 느끼고 있기도 하다. 최정은 두 달 동안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한 것에 대해 내심 미안함을 느끼고 있다. “내가 잘 되는 것이 팀이 잘 되는 길이다”라는 마음가짐으로 남은 기간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다. 클럽하우스의 리더 중 하나인 박정권도 후배들을 이끄는 몫까지 수행하며 팀 분위기 유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박정권의 솔선수범이 팀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미뤄 짐작할 수 있다. 두 선수의 활약이 SK를 마지막까지 지탱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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