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팡질팡 '유혹', 쫄깃한 불륜이 필요해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4.09.03 15: 59

SBS '유혹'이 썩 유혹적이지 못한 모습으로 갈팡질팡하고 있다. 남다른 불륜극일줄만 알았던 '유혹'이 방향을 잃자 시청률 또한 한 자리에서 서성대는 중이다.
'유혹'은 지난 2일 방송된 16회분에서 10.1%(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2위에 올랐다. 종영을 불과 4회 남겨두고 있는 '유혹'으로선 탐탁치 않은 결과다. 네티즌의 반응 또한 미적지근해, "산으로 가는 이야기"라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지난 7월 14일 첫 방송된 '유혹'은 '천국의 계단' 이후 11년 만에 만난 권상우, 최지우의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천국의 계단' 커플이 보여줄 불륜극이라는 점 또한 대중의 관심도를 높였다. 10%대 중반만 가더라도 성공작이 되는 요즘, 첫 방송의 시청률은 7.6%(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로 무난했다.

그러나 4회의 방송을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유혹'의 자체최고시청률은 지난 1일 15회 방송분에서 기록한 11.3%다. 이 기록 또한 경쟁작이자 동시간대 1위인 MBC '야경꾼일지'의 부재 속에서 이뤄졌다. 결국 용두사미의 형국이 돼 가는 '유혹'이다. 화려한 캐스팅, 불륜이라는 자극적 소재로 시선을 모았지만 끝을 향해 달려갈수록 처음의 '파워'는 사라져갔다.
많은 네티즌이 지적하듯, 이러한 결과에는 길을 잃은 '유혹'의 이야기 전개가 원인이 됐다. 지난 2일 방송만해도 그렇다. 세영(최지우 분), 석훈(권상우 분)의 위험한 사랑을 그리던 이 드라마는 이제 석훈과 전처 홍주(박하선 분)을 보고 불안감에 떠는 세영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마치 도돌이표 같은 진행이다. 여기에 전처 지선(윤아정 분)과 진짜 바람이 나 버린 현재 홍주의 남편 민우(이정진 분) 까지. 얽히고 얽혀 이제 그 방향성을 잃은 모습이다.
당초 '유혹'에서 남다른 불륜이 등장하길 바랐던 시청자들은 이러한 전개에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유혹'은 쫄깃한 긴장감 대신 뱅뱅 돌고 도는 불륜을 그려내는 중이다.
이는 배우들의 선전이 있어 더욱 아쉬움을 남긴다.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최지우와 이정진을 비롯해 권상우, 박하선, 윤아정에 이르기까지 극의 몰입도를 떨어뜨리지 않는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유혹'은 10% 전후의 시청률에서 표류하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이에 대해 "캐스팅만 보고 '핫'할 거라 생각했는데 결과가 그렇지 못해 의외"라며 말했고, 또 다른 관계자 또한 "권상우-최지우의 만남으로 초반부터 관심을 모으는 데에 성공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압도적인 시청률의 드라마가 없는 월화극에서도 2위에 머무르고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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