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겠다. 여기 있는 것이 맞는 것인지 판단도 서지 않는다."
차두리(34, FC 서울)가 2015 호주 아시안컵 출전에 대해 대답을 회피했다. 현역으로서의 은퇴 시점도 이미 결정을 내린 상태라면서 출전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을 암시했다.
3일 파주 NFC에서 만난 차두리는 "(3년 만에 대표팀에 복귀하게 돼) 많이 어색하다. 여기와도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중요한 두 경기가 있다. 한국 축구는 물론 K리그의 분위기도 좋지 않다. 감독님은 계시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서 선수들이 잘 준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목표는 이기는 경기였다. "지금 상황에서 이기는 경기가 아니면 어렵지 않나 싶다"고 밝힌 차두리는 "감독님이 계시지 않아 어수선할 수도 있지만, 승패를 더나서 열심히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승패를 떠나서 열심히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좋은 결과가 업더라도 상황이 상황인 만큼 박수를 보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차두리와 이동국(35, 전북 현대)의 대표팀 복귀는 후배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히 분위기를 잡아주는 것이 좋다는 반응이다.
이에 대해 차두리는 "나도 해외에서 뛰다가 차출된 적도 있고, 소속팀에서 뛰지 못하다가 차출된 적도 있다. 그러다 보니 나이가 들면서 후배들의 눈을 보면 보이기 시작했다. (기)성용이의 경우 당당하고 거칠 것이 없다. 소속팀에서 어려움을 겪는 선수를 보면 도와주고 챙기고 싶다"며 "모두 최상의 몸 상태는 아닐 것이다. 모두가 여기에 잘해서 온 것인 만큼 책임감과 자신감을 갖고 준비를 한다면 많은 축구팬이 원하는 과정이 나올 것이다"고 답했다.
약 4개월 뒤에 열리는 아시안컵 출전에 대해서는 "모르겠다. 여기 있는 것이 맞는 것인지 판단도 서지 않는다. 은퇴시간이 정해져 있지만 말을 하지 않았다. 조심스럽다. 하지만 대표팀에 들어온 이상은 보탬이 되고 싶다. 좋은 결과와 좋은 과정을 만들고 싶다"며 "얼마나 대표팀을 길게 할 것인지 모르겠지만 (태극마크는)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소속팀에서 열심히 했고, 감독님께서도 많이 도와주셔서 파주 NFC에 와 후배들과 운동을 하게 돼 큰 선물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동기부여 같은 건 시기가 지났다. 그저 내가 마지막 선물을 받은 만큼 돌려주는 것이 내 할 일이다"고 전했다.
약 12년 동안 대표팀 생활을 한 차두리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는 "소속팀에서 잘 안되면 대표팀에 와서 주눅이 들고 훈련을 하면서 눈치를 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일단 뽑혀서 합류한 이상 실력을 인정 받은 것이다. 자신감을 마음에 항상 새기고 훈련을 하면 된다. 실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분명 다 보여줄 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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