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본 ‘나가수 2014’, 달라진 것 vs 반가운 것 [현장스케치]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9.04 07: 01

더 화려했고, 더 멋스러웠다. 비 내리는 가을 밤 열린 MBC 추석 특집 예능프로그램 ‘나는 가수다 2014’ 녹화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신사옥 앞마당 특설무대에서 성황리에 마쳤다. 가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 열린 이날 녹화는 출범 이래 첫 야외 녹화였다. 정규 방송보다 많은 관객이 한데 모였다. 달라진 것과 반가운 것이 조화를 이루며 가을 밤 축제의 시간과 같았다.
# 첫 야외 녹화, 비오는 가을 밤 풍취 더했다
이번 추석 특집은 2011년 시즌 1, 2012년 시즌 2, 2013년 추석 특집과 달리 야외 무대에서 진행됐다. 그동안 ‘나는 가수다’는 최고의 음향 시설을 갖춘 방송국 공개홀에서 열렸다. 이번에는 MBC 상암 신사옥에 꾸며진 야외 특설 무대에서 펼쳐졌다. 넓디넓은 하늘을 지붕 삼아, 비와 조명이 만드는 촉촉한 분위기가 더해지니 절로 감성적인 무대가 됐다. 

일단 대형 LED 스크린과 세련된 조명이 어우러지며 야외 공연의 멋을 더했다. 비가 내린 까닭에 조명과 음향 장비가 다소 가려지긴 했지만 제작진이 야심차게 마련한 아름다운 무대는 실내보다 멋이 넘쳤다. 살짝살짝 내리는 비는 가을 밤 공연의 매력을 더하는 요소가 됐다.
# 수천명의 관객, 그보다 많은 시민들과 함께 했다
500명의 청중평가단은 그대로였다. 다만 달라진 것이 있다면 청중평가단 외에 상암 시민들이 무대를 맛볼 수 있었다는 것. 제작진은 청중평가단 외에 수천명에 달하는 관객을 초대했다. 그리고 야외 공연인 까닭에 MBC 주변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나는 가수다’ 무대를 함께 즐길 수 있었다.
무대와 거리를 구분 짓는 가림막이 있긴 있었지만 시민들은 지나가던 길을 멈추고 가수들의 명품 공연에 눈과 귀를 기울였다. 가림막 주변에 옹기종기 모인 시민들에게 한가을 밤의 노래 선물은 행운과 같았다.
# 예비 경연과 본 경연, 더 화려해졌다
이번 ‘나는 가수다 2014’는 예비 경연과 본 경연으로 이뤄졌다. 시나위, 김종서, 박기영, 플라이투더스카이, 더원, 효린, 윤민수는 예비 경연에서 자신의 히트곡을 부른 후 본 경연에서 다른 가수들의 노래를 재해석했다. 예비 경연 성적에 따라 본 경연 무대 순서가 정해졌다. 다만 예비 경연 성적은 본 경연 성적에 포함되지 않는 방식이다. 게스트도 있었다. 시나위는 리아와 호흡을 맞췄고, 윤민수는 신인 벤과 함께 올랐다. 써니힐은 예비 경연과 본 경연 사이 축하 무대를 꾸몄다. 
가수들이 두 번의 무대를 한꺼번에 꾸미게 되면서 풍성해졌다. 록, 발라드, 댄스 등을 주무기로 하는 각양각색의 가수들이 각각 2곡씩 열창, 관객에게 더 즐거운 무대를 선물했다.
 
# 20년 훌쩍 넘긴 가수들도 벌벌 떠는 긴박감 넘치는 무대
‘나는 가수다’의 묘미는 가수들이 오직 노래 하나로 경쟁을 벌이는 모습을 보며 귀가 즐거운 음악을 만날 수 있다는 점. 가수들은 그 어떤 무대보다 심혈을 기울이기 마련이다.
이날 데뷔 20년을 훌쩍 넘긴 가수들도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특히 많은 연습으로 인해 일부 가수들은 목소리가 상한 듯해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가수들의 열정 가득한 무대에 멀리서부터 찾아온 관객들도 뜨거운 박수와 경청으로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야외 공연, 늘어난 관객, 두차례에 걸친 경연 등 기존 ‘나는 가수다’와 다른 구성이었지만 그 어떤 무대보다 진정성 넘치는 자세로 임하는 가수들의 열성과, 그에 보답하는 관객이 만드는 아름다운 선율은 여전했다.
# 노래 선물이 끝이 아니다..재치 진행은 덤
이번 ‘나는 가수다’는 ‘일밤-아빠 어디가’의 주역 김성주와 윤민수가 진행을 맡았다. 2년여간 한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찰떡 호흡’을 자랑하는 두 사람은 공연과 공연 사이 관객을 위한 농담도 쉴 새 없이 펼쳐놓으며 현장 분위기를 즐겁게 띄웠다. 윤민수는 공연의 부담감과 함께 진행까지 했지만 재치 넘치는 입담 덕에 재밌는 분위기를 이끌었다.
‘나는 가수다’는 경연 프로그램인 까닭에 경연 방식에 있어서 엄격한 규칙이 존재한다. 이날 김성주는 음향 사고로 인해 한차례 노래를 중단한 가수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설명을 곁들이며 발생할 수 있는 논란의 여지를 없앴다.
사실 ‘나는 가수다’ 현장 방청의 숨겨진 재미는 현장 MC의 맛깔스러운 농담과 진행. 방송에는 나오지 않지만 관객과 호흡하고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대기 시간을 재밌게 만드는 현장 MC가 존재한다. 이번 녹화에도 현장 MC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특히 시민들과 호흡하는 진행으로 2시간여의 녹화 시간을 지루할 틈 없게 만들었다. 덕분에 ‘나는 가수다’ 추석 특집 야외 공연은 노래가 선사하는 감동과 함께 웃음이 끊이지 않는 축제의 현장이 됐다. 방송은 9일 오후 6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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