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대표팀의 공격적인 전술, '나홀로 중원' 기성용에게 달렸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4.09.04 06: 00

기성용(25, 스완지 시티)에게 어느 때보다 막중한 임무가 맡겨졌다.
지난 2일 2014 브라질 월드컵 이후 A대표팀이 처음으로 소집됐다. 홍명보 감독이 물러난 이후 아직까지 감독자리가 공석이지만, 대표팀은 신태용 코치와 박건하 코치, 김봉수 골키퍼 코치의 부름을 받고 22명의 선수가 모였다. 이번 대표팀의 목표는 하나다.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실망스러운 결과로 침체된 한국 축구의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신 코치는 공격적인 축구로 팬들의 관심을 다시 불러모으려고 하고 있다.
3일부터 시작된 전술 훈련에서 대표팀은 4-1-2-3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4-1-4-1로도 볼 수 있는 이 포메이션은 최전방 공격수를 한 명 놓고, 측면 미드필더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2명씩 배치한다. 공격진의 숫자가 5명이나 되는 만큼 활발한 공격과 많은 득점을 노리겠다는 의도다. 특히 최전방에 배치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동국(35, 전북 현대)이 최근 K리그 클래식에서 물 오른 득점 감각을 자랑하고 있는 만큼 2선에서 확실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짜여진 시스템이다.

약점도 있다. 공격진이 많은 만큼 수비 역할이 주어지는 허리라인이 약해진 것이다. 대표팀은 단 한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에 기성용을 배치할 전망이다. 브라질 월드컵 당시 기성용과 좀 더 수비적인 임무를 맡은 한국영(24, 카타르 SC)이 동시에 기용된 것과 사뭇 다르다. 이에 대해 신 코치는 "잘 될 거라는 믿음이 있어서 (기성용 혼자) 세우는 거다. 성용이가 혼자 수비형 미드필더를 소화할 능력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하며, 기성용에 대한 신뢰를 표했다.
기성용에게 맡겨진 임무는 결코 가볍지 않다. 혼자 허리라인을 지키는 만큼 공격과 수비의 연결고리 역할은 더욱 강해졌다. 또한 상대의 공격을 차단해야 하는 범위가 더 넓어져 수비적인 부담도 늘어났다. 그렇다고 해서 공격적인 역할이 가벼워진 것도 아니다. 대부분의 빌드업에 관여하는 만큼 공격적인 역할은 기존의 역할보다 약해졌다고 볼 수도 없다. 결국 기성용은 기존의 역할에 몇 가지 역할을 더 맡게 된 셈이다. 기성용이 이런 역할에 익숙하지 않은 만큼 문제점이 노출될 수도 있다.
하지만 신 코치는 기성용에게 맡겨진 수비적인 임무가 생각보다 많지는 않다면서 공격적인 전술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선에서부터 압박 플레이가 펼쳐지는 만큼 (성용이가) 그렇게 힘들진 않다고 느낀다"고 밝힌 신 코치는 "앞에서부터 압박이 들어가고 수비라인도 맞춰서 내려오다 보면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사실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도 많긴 하지만 1~2일 만에 모든 걸 바꿀 수는 없다. 그러나 공격적인 전술을 보여주기 위해 만들고 있는 만큼 위험은 감수해야 한다"고 전했다.
결국 공격적인 전술의 성공을 위해 기성용이 위험 요소를 책임져야만 한다. 공격적인 운영을 펼치다가 역습을 당할 경우에는 수비라인과 힘을 합쳐야 하는 것은 기성용이기 때문이다. 또한 공격 전개 과정에서 빠르고 느린 템포를 조절하는 것도 기성용의 몫인 만큼 공격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대표팀의 공격진이 안심하고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게, 그리고 대표팀의 공격진에게 정확하고 빠른 패스가 들어가게 하는 것도 기성용인 만큼 기성용이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한다면 대표팀의 공격적인 축구는 나올 수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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