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종(39, LG)이 드디어 폭발했다. 하지만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 대표팀은 4일 새벽 3시(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그란 카나리아에서 벌어진 2014 스페인 농구월드컵 D조 예선 4차전 리투아니아전에서 49-79로 대패를 당했다. 이로써 앙골라, 호주, 슬로베니아에 이어 4연패를 당한 대표팀은 조 4위까지 주어지는 16강 진출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부진한 한국 선수들 가운데 가장 돋보인 선수는 문태종이었다. 문태종은 3점슛 3방을 포함해 15점으로 최다득점을 올렸다. 그는 4경기 만에 한국의 에이스로서 제 역할을 다했다.

문태종은 1쿼터에 시도한 3점슛 3개를 모두 꽂으며 맹활약했다. 한국이 19-17로 앞서며 기선을 제압할 수 있었던 결정적 원동력이었다. 문태종은 2쿼터에도 외곽슛을 터트리며 백발백중 슛감각을 자랑했다.
하지만 문태종의 슛이 4차전에서야 터진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문태종은 앙골라와의 1차전에서 8득점으로 다소 부진했다. 또 호주전에서 부상여파로 13분 출전에 그치며 3점에 머물렀다. 슬로베니아전에 부상투혼을 감행한 그는 3점슛 두 방으로 8점을 넣었다. 하지만 국내무대서 보여주던 폭발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파워포워드 수비까지 도맡은 문태종은 공수에서 짐이 너무나 컸다.
리투아니아전에서 문태종은 한결 가벼운 모습이었다. 왼쪽 팔꿈치 부상을 의식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문태종이 쾌조의 슛감각을 자랑하면서 한국의 공격도 숨통이 트이게 됐다. 4경기를 치르면서 경기감각이 올라왔기 때문이다.
무의미한 가정에 불과하지만, 한국이 앙골라와 4차전을 치렀다면 어땠을까. 문태종을 비롯한 선수들이 초반부터 슈팅리듬을 찾아 다득점을 퍼붓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문태종의 슛만 터졌더라도 앙골라는 이길 수 있는 상대였다. 한국이 대회를 앞두고 한 달 동안 실전을 치르지 않은 점. 또 1승 상대로 여겼던 앙골라와 첫 판을 벌인 대회 일정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 없게 됐다.
문태종은 부상을 당한 가운데서도 한국선수 중 가장 매끄러운 슈팅을 선보이고 있다. 태극마크에 대한 그의 열정과 슈팅기술은 승패를 떠나 한국 선수들이 두고두고 배워야 할 점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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