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장과 등장’ 베켓-프리아스 엇갈린 희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9.04 09: 48

한 선수는 쓸쓸하게 퇴장했고 한 선수는 화려하게 등장했다. LA 다저스의 베테랑 투수 조시 베켓(34)은 사실상 전력에서 제외된 반면 그 소식이 알려진 날 첫 선발 등판을 가진 카를로스 프리아스(25)는 화려한 데뷔전을 가졌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4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사실상 베켓을 전력에서 제외했음을 시사했다. 매팅리 감독은 “며칠 전 공을 던졌고 괜찮은 상태였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베켓의 시즌 내 복귀는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라면서 부정적인 생각을 드러냈다.
베켓은 현재 좌측 엉덩이 부위에 혹이 생겨 부상자 명단(DL)에 올라 있다. 최근 통증이 회복됐고 다시 공을 던지기 시작해 복귀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으나 이날 매팅리 감독은 정 반대의 생각을 밝힌 것이다. 이로써 베켓의 시즌 내 복귀 가능성은 낮아졌다. 갈수록 4~5선발이 허전하게 느껴지는 다저스 선발진으로서는 다소간 타격일 수도 있다.

베켓은 올 시즌 전반기 17경기에서 6승5패 평균자책점 2.26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부활하는 듯 했다. 그 6승 중에는 감격적인 노히트 경기가 끼어 있었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부진에 시달렸다. 3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8.25에 그쳤다. 엉덩이 통증이 주 원인이었고 결국 DL에 올랐다. 8월 4일 이후 아직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한 상태다.
이렇게 베켓의 우울한 소식이 들린 날, 다저스 마운드에서는 새로운 희망이 등장했다. 이날 임시 선발로 등판한 프리아스였다. 8월 메이저리그(MLB) 콜업 이후 불펜에서 8경기를 던졌던 프리아스는 이날 댄 해런의 추가 휴식일 보장과 샌프란시스코 표적 선발 라인업 완성을 위해 임시로 선발 등판을 가졌다. 성적은 기대 이상이었다. 6이닝 동안 단 3개의 안타만을 내주며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최고 96마일에 이르는 강속구는 매력적이었고 커터 등 짧게 꺾이는 빠른 변화구를 통해 워싱턴 강타선을 막아내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팀 타선이 6회까지 단 1점도 뽑아내지 못하며 MLB 첫 승의 기회는 날아갔지만 향후 입지에 영향을 줄 만한 호투였다.
다저스는 현재 선발 라인업의 뒤쪽이 불안한 상황이다.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레인키, 류현진으로 이어지는 스리펀치는 건재하지만 댄 해런, 로베르토 에르난데스, 케빈 코레이아 등 4~6선발 요원들의 구위는 조금씩 불안한 면이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베켓의 부상과 갑작스런 부진이 아쉬웠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날 프리아스가 가능성을 내비침에 따라 베켓에 대한 아쉬움은 어느 정도 상쇄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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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타디움(LA)=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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