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야구장 사람들] 박해민-이승엽, 이택근-김민성 신개념 2번과 6번타자
OSEN 천일평 기자
발행 2014.09.04 08: 43

한화가 지난 8월 한달 좋은 성적을 낸 것은 마운드의 안정과 함께 송광민이 2번, 김태완이 6번타자로 나서면서 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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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민(31)은 2번타자로 나서면서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습니다.

지난 8월 19일 울산 롯데전부터 2번타자로 나서고 있는 송광민은 9경기에서 43타수 21안타 타율 4할8푼8리 2홈런 17타점 11득점을 올리고 있습니다. 출루율은 5할4푼2리에 이릅니다.
2006년 한화에 입단한 송광민은 올해 초에 유격수로 출장했지만 수비 실책이 많아져 6월부터 3루수로 옮기면서 수비에 안정을 찾고 타격도 제 몫을 하면서 타순은 6번이나 7번타자로 주로 나섰습니다.
그러나 톱타자 이용규가 타격 슬럼프와 손목 통증으로 선발에서 빠지자 2번을 맡았던 정근우가 1번타자로 기용되고 송광민을 테이블세터를 이룰 2번으로 전격 기용한 게 대성공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프로 9년차의 송광민은 지난 해 타율 2할6푼1리 14홈런 43타점이 최고기록이었는데 올해는 9월 3일 현재 타율 3할2푼3리에 7홈런 48타점으로 개인 통산 최고기록을 세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송광민과 함께 한화의 중견 김태완(30)은 8월에 16경기에서 타율 3할6푼 18안타 1홈런 12타점으로 살아났습니다.
특히 선발 라인업에 포함돼 6번타자로 나선 지난달 16일 마산 NC전부터 최근 10경기에 타율 3할5푼9리 14안타 1홈런 11타점을 몰아쳤습니다.
출루율(.419) 장타율(.487) OPS(.906) 모두 달라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올해 이용규가 들어오면서 설자리를 잃었던 김태완은 68경기에 타율 2할9푼4리 34타점을 올리고 있습니다.
과거 2번 타자는 팀배팅과 작전수행 능력을 최고의 덕목으로 삼았습니다. 팀 플레이에 대한 기여도와 희생이라는 단어에 익숙해있던 2번 타자들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것입니다.
이제는 강력한 공격력과 득점의 연결고리를 겸비한 2번 타자가 점점 대세가 되고 있습니다.
1번 타자의 보조 역할이 아닌 중심 타자 못지 않은 힘이 요구돼, 실제 2번 타자가 강한 팀은 중심 타선에서 더 많은 기회가 올 수 있고 득점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강한 2번타자의 대표적인 본보기가 넥센의 이택근(34)입니다.
지난 해 주로 3번타자로 나선 이택근을 염경엽 넥센 감독은 올해부터 2번타자로 기용했는데 현재 타율 3할2푼 124안타 20홈런 84타점 출루율 4할로 빼어난 활약을 하면서 지난해보다 강한 타력을 갖춘 팀으로 선도하고 있습니다.
선두 삼성은 전반기에는 베테랑 박한이가 주로 2번타자로 나서고 후반기에는 신예 박해민이 2번타자로 출장하는데 좋은 타격감으로 팀 득점에 공헌하고 있습니다.
한편 6번타자는 하위 타선의 시작이 아니라 상위타선과 하위타선을 잇는 역할을 합니다.
이 타순에 파괴력있는 타자가 기용되면 중심타선을 연장하는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이 타순에 여러 방향의 공격능력을 갖춘 선수가 배치된다면, 상황에 맞는 다양한 공격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6번 타순을 중요시하기 시작한 것은 1992년부터입니다. 3번타순과 함께 6번타자도 득점력이 좋은 타자를 기용했습니다.
당시 최강팀 해태의 김응룡 감독은 한대화를 4번타자로 기용하면서 중심타선에 응집력이 사라지자 3번타자이던 김성한을 6번으로 돌렸습니다.
한국시리즈 단골 진출팀 빙그레는 3번에 장종훈을, 6번은 득점타가 강한 강석천을 앉혔습니다.
그 해 롯데는 2번에 전준호, 3번에 박정태, 4번에 김민호, 5번에 장효조, 6번에 한영준을 배치해 덕을 봐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거머쥐었습니다.
OB는 3년전 타격왕를 따낸 빙그레 출신의 고원부를 데려와 3번에, 장타력이 있는 김상호를 6번에 기용했지만 고원부가 부진해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올해 최고의 6번타자는 삼성의 이승엽(38)과 넥센의 김민성(26)입니다.
이승엽은 타율 3할6리 130안타 29홈런 91타점으로 최고령 30홈런 달성을 눈앞에 두고 지난 해 부진을 말끔히 씻으며 ‘국민타자’ 몫을 해주고 있습니다.
김민성은 타율 2할9푼5리에 112안타 12홈런 70타점으로 개인 통산 최고기록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2번타자와 6번타자를 삼성은 박한이와 박해민-이승엽으로, 넥센은 이택근-김민성으로 타순을 짜면서 이들이 기대 이상 활약을 해주어 팀의 공격력이 보다 강화되는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8월에 한화도 송광민-김태완이 2, 6번타자로 기용되면서 좋은 성적을 올리며 시즌 막판에 다른 팀이 가장 경계해야 할 팀으로 부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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