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수목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극본 노희경 연출 김규태)가 안방극장을 눈물로 채웠다.
지난 3일 방송된 13회에서는 재열(조인성)의 또 다른 '비밀'이 드러났다. 그는 자신의 어린시절 환영인 강우(도경수)를 볼 뿐만 아니라 행복하다고 느낄수록 자해했다. 죄책감 탓이었다. 이를 뒤늦게 깨달은 해수는 재열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킬 것을 결심했다. 해수는 여자친구로서, 정신과의사로서 재열의 아픔을 섬세하게 돌보지 못한 스스로를 책망했다.
재열의 강제 입원을 앞두고 두 사람은 잠시 행복한 한때를 보냈다. 앰뷸런스를 준비시켰다는 영진(진경)과의 통화 이후 해수와 재열은 포옹했다. "우리 조금만 이러고 있자"는 해수의 목소리에는 울먹임이 섞여 있었다. 해수는 끝내 눈물을 흘렸고, 아무것도 모르는 재열은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두 남녀의 얼굴이 교차되며 애틋함은 극대화됐다.

예고는 더 깊은 슬픔을 예상하게 했다. 정신병원에 입원한 재열은 자해를 하지 못하도록 온 몸이 묶였고, 재열은 격렬한 몸동작으로 이를 거부했다. 그가 생기를 잃어버린 얼굴로 해수에게 "여긴에서는 나 같지가 않아"라고 말하는 장면이나, 늘 재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듣기만 하던 해수가 울면서 "많이 사랑해"라고 고백하는 장면은 짧지만 강렬했다.
초반 재열은 잘 나가는 추리소설 작가에 자신감으로 가득한 남자로 그려졌다. 해수와의 연애 이후에는 사랑하는 이에게 누구보다 다정한 남자였다. 어린시절이 조금씩 밝혀지면서 그는 아동학대와 가정폭력에 희생양이었다. 그토록 완벽에 가깝고, 혹은 선한 인물이 철저히 무너져 가는 모습과 그를 돕는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는 시청자들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괜찮아 사랑이야'에는 이처럼 아픔의 순간들이 가득하다. 사랑할수록 슬픈 이야기다. 하지만 제목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으며 사랑을 지켜온 재열과 해수다. 또한 전작들에서 마지막엔 희망을 말해온 노희경 작가다. 때문에 애청자들은 주문을 걸어본다. '괜찮아 사랑이야'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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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사랑이야'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