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1700만 관객을 돌파한 괴력의 화제작 ‘명량’이 3일 밤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대규모 자축 저녁 식사자리를 가졌다. 사령탑 김한민 감독을 비롯해 최민식 류승룡 등 400여 명의 출연진과 스태프들이 영화 개봉 후 모처럼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주요 배우 뿐 아니라 수군과 노 젓는 격군으로 ‘명량’에 힘을 보탠 조단역은 물론이고 CJ엔터테인먼트 영화사업부문 정태성 대표 등 여러 영화계 인사들이 오후 7시 서초동 고기 집에서 만나 서로 얼싸안았다. 식당 측은 “예약 인원을 훨씬 초과한 500명이 넘는 분들이 오셨다”며 보조 의자를 준비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회식의 주인공은 단연 최민식이었다. 최민식은 자신의 소주잔을 들고 30개가 넘는 테이블을 한 곳도 빠지지 않고 돌아다니며 고생한 후배들과 잔을 돌리며 일일이 어깨를 두드려줬다. 스태프들은 자신들의 테이블에 온 최민식을 반기며 마치 ‘떼창’이라도 하듯 “장군님”과 “최민식”을 크게 연호했다.

적당히 취기와 흥이 오른 최민식은 극중 충무공의 대사인 “전군 출정하라” 대신 “전군 고생했다”를 식당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수십 번 목청껏 외쳐 갈채를 받기도 했다. 이에 화답하듯 곳곳에서 “함께 하니 좋구나” “먹을 수 있어 좋구나”라는 영화 속 대사가 메아리처럼 번졌다. 김한민 감독이 무반주 노래 제의를 사양하자 "어허, 된다고 말하게"라며 나무라는 이들도 있었다.
이날 최민식은 후배들의 건배 제의를 사양하지 않고 모두 받아줘 회식 두 시간 만에 소주 50잔을 넘게 마셨고, 자정 무렵 2차로 간 호프집에선 프로듀서의 어깨에 기대 졸다가 오전 1시경 매니저 등에 업혀 귀가했다. 최민식이 인사불성이 돼 자리를 뜨려하자 “장군님 더 있다 가세요”를 외치는 여성 스태프도 눈에 띄었다.
이날 김한민 감독은 “자고 일어나면 각종 신기록이 세워지고 또 그 기록을 ‘명량’이 스스로 깨는 걸 보면서 한 동안 얼떨떨했고 지금도 100% 실감나지 않는다. 모두가 땀흘려 만든 영화를 지지해준 관객분들께 다시한번 감사의 큰 절을 올린다”고 말했다. 전작 ‘활’에 이어 김한민과 다시 호흡을 맞춘 김태성 촬영감독도 “작업하며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모든 이들이 한 마음 한 뜻이 돼 정성을 쏟은 결과가 이렇게 흥행으로 이어진 것 같아 기쁘다”며 웃었다.
이날 ‘명량’의 블록버스터 급 회식은 오전 2시 반쯤 김한민 감독과 제작부장의 지시로 파했지만, 일부는 근처 포장마차로 자리를 옮기며 아쉬움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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