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린 제구보다 아쉬웠던 니퍼트의 방심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9.04 23: 31

4위와의 승차를 줄이기 위해 전략적으로 로테이션을 조정해봤지만, 결과는 그리 신통치 못했다.
더스틴 니퍼트(33, 두산 베어스)는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6이닝 7피안타 3실점했다. 외국인 선수 최초로 한 팀에서 50번째 승리에 도전했던 니퍼트는 9회초 김현수의 동점 솔로홈런으로 패전은 면했지만, 기대만큼의 투구를 펼치지는 못했다.
초반부터 좋지 않았던 제구가 니퍼트의 발목을 잡았다. 니퍼트는 1회말에만 볼넷을 2개나 내줬다. 평소에 자주 보이지 않는 모습이었다. 2회말에는 볼넷과 몸에 맞는 볼이 하나씩 나오며 1사 2, 3루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다. 잘 맞은 타구가 외야수 정면으로 가며 두 이닝 모두 실점은 피했지만, 니퍼트는 필요 이상으로 많은 공을 던졌다.

4회말에는 자신의 실투와 수비 실수 등이 이어져 3점을 헌납했다. 선두타자 오지환에게 내준 선제 우월 솔로홈런은 실투에 의한 것이었다. 자신이 평소에 던지는 포심 패스트볼보다 위력이 떨어지는 144km의 공이 스트라이크존의 높은 곳으로 향했고, 오지환의 방망이에 걸리자 우측 스탠드에 꽂히는 홈런이 됐다.
수비에서도 니퍼트는 아쉬움을 남겼다. 2사에 정성훈의 우전안타와 박경수의 몸에 맞는 볼, 박용택의 우전 적시타에 1점을 더 내준 니퍼트는 이어진 1, 3루에서 이병규(7번)의 날카로운 땅볼 타구가 1루수 호르헤 칸투에 잡혔음에도 빨리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지 않아 추가실점하고 말았다.
5회말과 6회말에는 볼넷이나 몸에 맞는 볼이 나오지 않았다. 5회말 오지환의 번트안타와 6회말 박용택의 좌전안타가 나오기는 했지만 실점은 없었다. 그러나 이미 4회까지의 투구만으로 니퍼트는 이날 제구에서 합격점을 받기 힘들었다. 볼넷이 4개, 몸에 맞는 볼이 2개였다.
감기몸살 증세로 제 컨디션이 아니었던 8월 28일 잠실 삼성전보다 구속은 평균적으로 올라 최고구속 151km까지 찍었지만, 구위가 정상적인 상태와 완전히 같다고 보기는 조금 어려웠다. 구위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 변화구 구사율을 높이는 니퍼트는 이날 빠른 볼과 변화구 비율을 1:1에 가깝게 가져갔다.
다시 말하면 구위와 제구 모두 100%는 아니었다. 그리고 수비에서는 잠시 방심한 것이 후회로 돌아왔다. 동점을 만드는 김현수의 천금같은 홈런이 없었다면 자신과 팀 모두의 패배로 연결되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니퍼트가 최상의 상태가 아니었던 두산은 총 3번의 만루 찬스에서 1점밖에 얻어내지 못하며 3-3 무승부로 경기를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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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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