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틈새 보인 수비와 3번의 만루 무산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9.04 23: 31

공수에서 엉성함을 보인 두산 베어스가 충분히 승리할 수 있던 경기를 가져가지 못했다.
두산은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매끄럽지 못한 수비를 수차례 보였다. 공격에서는 2번의 만루 찬스를 득점으로 바꾸지 못한 것이 아쉬움을 남겼다면, 수비에서는 호흡이 맞지 않는 듯한 장면들이 문제였다. 결국 경기는 3-3으로 끝났고, 두산은 4위 LG와의 승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날 두산은 특유의 짜임새 있으면서도 역동적인 수비를 보이지 못했다. 경기 초반 위기에서 잘 맞은 타구들이 외야수 정면으로 가면서 실점은 피했지만, 4회말 오지환의 선제 솔로홈런을 신호로 두산은 점수를 내주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수비는 마운드에 있던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도와주지 못했다. 니퍼트 본인의 실수도 있었다.

우선 팀이 득점 없이 2점을 뒤지던 4회말 2사 1, 3루에 이병규(7번)가 1, 2루 사이로 강한 타구를 날렸을 때 실점으로 이어진 플레이가 발생했다. 1루후 호르헤 칸투가 몸을 날려 내야를 빠져나가려는 타구를 잡아냈지만, 공이 방망이에 맞는 순간 안타라고 생각한 니퍼트의 1루 커버가 늦어 타자가 먼저 1루에 도달했다. 그러면서 격차는 1점 더 벌어졌다.
5회말에도 문제가 있었다. 1사에 오지환이 마운드와 1루 베이스 사이로 향하는 땅볼을 쳤을 때 니퍼트는 안전하게 타구를 잡았지만 던질 곳이 없었다. 칸투가 타구를 좇으며 1루를 비웠고, 타구를 잡느라 숙였다가 고개를 든 니퍼트가 잠시 혼란에 빠진 사이 오지환이 먼저 1루를 밟았다.
이외에도 두산은 최주환이 평범한 파울 플라이를 바라보다 공이 떨어지는 지점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해 손쉽게 아웃카운트를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일도 있었다. 이 플레이가 실점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지만, 니퍼트의 투구 수를 조금씩 늘렸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LG 역시 마찬가지였다. 4회말 3점을 뽑은 LG는 우규민을 앞세워 두산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고 있었으나, 수비가 첫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6회초 1사 1루에 오재원을 볼넷으로 내보내는 사이 칸투가 2루로 뛰었고, 최경철의 송구를 오지환이 받아내지 못해 상황은 1, 3루가 됐다. 그리고 우속타자 양의지의 3루 땅볼을 손주인이 포구 실패해 1점을 내줬다. 우규민은 더 바랄 것이 없는 호투를 펼쳤지만, 연이은 실책에 비자책점 1점이 주어졌다.
하지만 두산은 3번의 만루 찬스를 놓쳤다는 점에서 LG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두산은 6회초와 7회초, 그리고 연장 11회초에 만루 찬스를 얻었으나 7회에만 양의지의 내야안타로 1점을 얻었을 뿐 승부의 흐름을 돌려놓지 못했다. 특히 연장 11회초에는 무사 만루에서 오재원이 3B라는 유리한 볼카운트에도 불구하고 무리한 공격을 시도하다 범타에 그쳤고, 양의지의 유격수 땅볼이 병살 연결되면서 득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두산의 문제들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이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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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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