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언더핸드 우규민(29)이 호투를 펼치며 2년 연속 10승을 눈앞에 뒀지만, 마무리 투수 봉중근이 9회 동점을 허용해 승리가 날아갔다.
우규민은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6피안타 4볼넷 3탈삼진 1실점(비자책점)을 기록했다. 우규민은 충분히 호투했으나 수비의 도움도 불펜진의 지원도 받지 못하며 10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9회 동점을 허용한 LG는 12회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두산과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LG는 거의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우규민은 올 시즌 이날 경기 전까지 두산전 2경기에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1.38(13이닝 2자책점)을 기록했다. 피안타율도 1할7푼4리로 좋았다. 기록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우규민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며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낮게 깔리는 공을 바탕으로 땅볼을 유도했고, 매번 위기를 스스로 벗어났다. 그러나 경기 중반부터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우규민은 1회초 1사 후 정수빈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했지만, 후속타자 김현수 타석 때 견제를 통해서 1루 주자 정수빈을 잡았다. 2회 2사 1루서는 양의지를 삼구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끝냈고, 3회와 4회 2사 1,2루 위기서는 후속타자 김현수, 김재호를 각각 2루수 땅볼, 3루수 땅볼로 유도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특히 5회초에는 선두타자 최주환에게 우전안타를 맞으며 흔들렸지만, 민병헌을 3루수 앞 땅볼로 유도해 더블플레이로 위기를 넘겼다.
마지막 이닝이 된 6회가 아쉬웠다. 우규민은 6회초 첫 타자 칸투에게 볼넷을 내줬다. 그러나 후속타자 홍성흔을 풀카운트 승부 끝에 루킹삼진으로 돌려세우고 한숨 돌렸다. 이후 오재원에게도 볼넷을 허용했다. 하지만 이 때 포수 최경철이 2루로 뛴 칸투를 잡기 위해 2루로 송구, 오지환이 포구에 실패했다. 그 틈을 타 칸투는 3루까지 진루했다. 이어진 1사 1,3루서 양의지의 3루 땅볼 타구를 손주인이 실책해 첫 실점했다. 결국 1점을 내준 1사 1,2루 상황서 우규민은 마운드를 유원상에게 넘겼다.
우규민은 수비 실책에 발목이 잡혀 88개의 다소 적은 투구수에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실책만 없었다면 더 긴 이닝도 소화할 수 있는 상황이라 아쉬움이 남았다. 그리고 그 아쉬움은 우규민에게 뼈아픈 결과를 가져왔다. 7회초 마운드를 이어받은 신재웅은 아웃카운트 2개를 순조롭게 잡았다. 하지만 교체된 정찬헌이 칸투에게 볼넷을 내주고 다시 이동현으로 교체, 이동현은 볼넷 1개와 안타 2개를 내주며 1실점했다. 1점 차로 쫓기게 된 LG는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9회초 불안함이 현실이 됐다. 선두타자로 나선 김현수가 마무리 봉중근을 상대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동점 솔로포를 날렸다. 우규민의 승리는 이 홈런 한 방으로 무산됐다. LG는 거의 다 잡은 경기를 연장까지 끌고 갔고, 12회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LG는 투수진만 소모한 채 4위를 굳힐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결과적으로 우규민의 조기 강판이 아쉬워지는 순간이었다. 물론 땅볼을 유도하는 유형의 투수로서 평소에 더 많은 수비 도움을 많이 받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날만큼은 수비가 야속했다. 최강을 자랑하던 중간 계투진의 실점 역시 우규민에게는 뼈아픈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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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