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 안 되는 '호화 이름값' 탓에 라인업 정비에 어려움을 겪었던 LA 다저스의 외야가 작 피더슨(22)의 가세로 더 복잡해졌다. 최근 부진을 겪고 있는 야시엘 푸이그(24)의 사정까지 맞물려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 정국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경쟁자이자 미래의 동반자 관계인 피더슨과 푸이그의 남은 시즌이 관심을 모으는 형국이다. 현재와 미래 모두에서 흥미로운 대목이 있다.
돈 매팅리 LA 다저스 감독은 3일(이하 한국시간)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에 피더슨을 선발 중견수로 내보냈다. 전날(2일) 워싱턴전에서 9회 대타로 나가 메이저리그(MLB) 데뷔전을 치른 피더슨의 첫 선발 출전 경기였다. 대신 8월 이후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져 있는 푸이그가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다저스 외야수 중 가장 입지가 공고했던 푸이그를 대신해 피더슨이 선발로 뛴 것이다.
매팅리 감독은 피더슨을 MLB 로스터에 합류시킬 때까지만 해도 “일단 대타 등 경기 후반 교체로 뛰게 될 것”이라며 선발 출장에 대한 가능성은 낮게 점쳤다. 그런데 하루 만에 자신의 말을 번복한 셈이 된 것이다. 역시 피더슨에 대한 기대감, 푸이그의 부진이 겹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4일 선정 2014년 마이너리그 올스타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피더슨은 올 시즌 트리플A 무대를 평정한 선수 중 하나로 손꼽힌다. 트리플A 121경기에서 타율 3할3리, 33홈런, 78타점을 올렸다. OPS(출루율+장타율)는 무려 1.017에 달했다. 최근 20년 중 다저스의 마이너리그 야수 중에서는 손꼽힐 만한 성적이었다. 트리플A 과정 없이 곧장 MLB에 승격한 푸이그보다 마이너리그에서는 더 견실한 성과를 냈다고도 볼 수 있다.
물론 피더슨이 푸이그를 밀어내기는 다소 어려워 보인다. 경험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푸이그도 서서히 힘을 찾을 때가 됐다. 하지만 피더슨의 기용은 푸이그를 직접적으로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 효과가 있다는 평가다. 푸이그는 지난해 MLB 데뷔 이후 제동 없는 상승세를 그렸으나 몇몇 플레이에서는 매팅리 감독의 따끔한 지적을 받아왔다. 현지 언론들은 “매팅리 감독의 피더슨 기용은 푸이그의 컨디션 조절은 물론 각성 측면에서도 효과가 있을 수 있다”라고 보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다음 시즌 다저스의 외야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는 점이다. 피더슨이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푸이그를 직접적으로 자극할 수 있음은 물론 맷 켐프, 안드레 이디어, 칼 크로포드 등 ‘고연봉’ 선수들의 정리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두 선수는 4일 경기에서는 각각 중견수와 우익수로 선발 출장했는데 이는 다저스가 생각하는 미래의 주전 라인업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 두 선수의 시즌 막판이 어떻게 흘러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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