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SK 고육지책 '김광현-밴와트 없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9.05 13: 00

아직 SK 와이번스의 4강 가능성은 산술적으로 끝나지 않았다. 4일 문학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역전패를 당하긴 했지만 4위 LG 트윈스와의 격차는 3.5게임, 3연승 한 번만 나와도 격차를 줄이는 게 가능하다.
그렇지만 문제는 SK 선발진이다. 선발투수가 강해야 연승을 바라볼 수 있는데, 선발진에서 꾸준하게 자리를 지켜주는 선수는 에이스 김광현과 트래비스 밴와트, 그리고 채병용 셋밖에 없다. 그 와중에도 채병용은 21경기에서 7승 10패 평균자책점 6.77로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선발진 나머지 두 자리는 혼돈이다. 최근에는 문광은과 신윤호가 선발 기회를 얻었다. 문광은에 대해 이만수 감독은 "현재 기량만 놓고 본다면 만족은 아니지만 앞으로 SK 미래가 될 선수"라며 당분간 계속해서 기회를 줄 뜻을 내비쳤고, 신윤호는 "다시 불펜으로 돌아가 대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통 팀에서 잘던지는 투수 두 명을 '원투펀치'라고 한다. 선발 로테이션 순서도 1선발-2선발인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SK는 김광현과 밴와트의 선발 등판을 붙여놓을 수 없다. 혹시라도 모를 연승의 가능성 때문이다.
SK는 연승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그렇지만 이 감독은 "앞으로 10경기 남았을 때가 승부다. 아시안게임 전까지는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승이 필요한 시점인 것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이 감독이지만, "우리는 지금 있는 선수로 꾸려가는 수밖에 없다"라고 말할 정도로 힘이 많이 떨어져 있다.
이 감독은 "혹시라도 있을 연승을 기대하기에 김광현과 밴와트는 하루 건너서 등판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김광현과 밴와트 경기는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가정하고, 둘 사이에 등판하는 투수가 호투를 펼쳐 그 경기까지 잡는다면 3연승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시즌 막판 3연승은 순위싸움에 큰 영향을 주는 변수다.
그래서 4일 롯데전 역전패가 더 뼈아프다. 에이스 카드를 쓰고도 경기를 내줬기 때문이다. 연승을 해도 부족한데 연패가 길어지면 4강은 점점 더 멀어진다. 그래도 이 감독은 5일 경기 선발투수로 밴와트 대신 채병용을 투입했다. 만에 하나 밴와트까지 잡힌다면 SK는 원투펀치 경기를 모두 내줘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연승이 필요한 건 알지만, 현재 팀 상황을 고려하면 쉽지만은 않다. 선발투수도 부족한데다가 불펜 필승조도 거의 와해되면서 남은 선수들의 체력적 부담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그래도 여전히 이 감독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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