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널사' 장혁-장나라, 웃겨? 괜찮아 연기자야[종영②]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4.09.05 06: 59

장혁과 장나라가 환상의 '케미스트리'를 뿜어내며, 엔돌핀이 마구 샘 솟는 로코물 한 편을 완성했다. 코믹한 상황과 연출이 반복됐지만, 이들이 단순 웃음 유발에만 그치지 않고 배우로서 돋보일 수 있었던 까닭은 바로 '연기력' 때문이었다.
지난 4일 MBC 수목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극본 주찬옥 조진국, 연출 이동윤 김희원, 이하 '운널사')는 20회 최종회를 끝으로 종영됐다. 지난 7월, 무려 12년만에 드라마로 재회했던 장혁-장나라가 10주간의 방송을 마무리짓고 박수를 받는 순간이었다.
이날 '운널사'는 결국 마지막까지도 시청자를 크게 웃게 했다. 앞서 두 사람의 인연의 첫 단추가 됐던 마카오에서의 하룻밤이 상징적인 '떡방아신'으로 표현되어 화제를 낳았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날 제주도 신혼여행의 합방신도 '쌀보리신'으로 대체되어 또 한 번의 명장면을 탄생시켰다.

특히 장혁의 다소 과장적인 코믹연기는 방송 때마다 늘 화제였다. 앞서 여러 전작들에서 진지하고 남성미 넘치는 역할들을 도맡아 연기했던 그는 '운널사'에서 보는 것만으로 웃음이 절로 나는 이건 캐릭터를 흡사 자기 옷을 입은 것 마냥 자연스럽게 소화해 이목을 집중케 했다. 웃고 울고 화내는 모든 감정을 일반인보다 훨씬 극적으로 표현했던 이건(장혁 분)의 모습은 그 곁을 꿋꿋하게 지킨 미영(장나라 분)의 존재로 완성됐다.
코믹에서 멜로로, 스릴러에서 액션으로 한 회에서조차 분위기를 수시로 자유롭게 오가는 빠른 템포의 변화 속에서, 미영은 상대역 이건과 달리 감정의 동요 없이 한 자리에 뿌리를 내린 채 진정성 묻어나는 모습을 유지, 변화의 폭이 격한 감정 연기의 중심을 지탱했다. 또한 단순히 드라마 속 흔한 '민폐녀'가 아닌 사랑하고 싶고, 감싸주고 싶은 천상 여자로서의 모습을 드러내 공감대와 몰입감을 형성했다.
결국 이런 두 사람의 모습은 보는 내내 시청자에게 기분 좋아지는 유쾌함과 따뜻함을 유발했고, 20회가 방송되는 동안 단순 웃음이 아닌 감동과 힐링을 시청자들 품에 안기는 데 성공했다. 오직 웃기기 위한 억지 설정식 코믹이 아닌, 과장된 언행 하나하나에도 납득이 갈만한 요소들을 삽입해 작품에 대한 공감도를 높였다.
결혼과 달달한 신혼여행 로맨스, 초고속 임신과 3년 후 행복한 모습으로 가족 소풍을 나선 이건-미영, 그리고 쌍둥이의 오붓한 모습 등은 이건의 유전병이 더 이상 발병하지 않을 것이라는 소식과 더불어 모든 등장인물들의 해피엔딩과 겹경사를 낲으며 백점짜리 결말을 완성했다. '운널사'는 장혁과 장나라라는 배우들의 호흡 없이는 결코 지금의 모양새로 탄생할 수 없었던 드라마임에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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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널사'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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