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대주자? 엘리스 교체 미수사건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9.05 05: 55

류현진이 대주자를 자원했다?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LA 다저스는 워싱턴 내셔널스와 홈경기에서 연장 14회 접전 끝에 5-8로 패했다. 끝내기 만루 찬스에서 번번이 결정타 부재로 아쉬움을 삼켰는데 이 과정에서 돈 매팅리 감독의 용병술도 도마 위에 올랐다. 10회말 장면이 그랬다.
다저스는 연장 10회말 1사 후 포수 A.J. 엘리스가 볼넷으로 출루했다. 이어 디 고든의 우중간 안타 때 엘리스가 2루에 진루했다. 끝내기 주자가 될 수 있었던 엘리스는 발이 느리다. 하지만 매팅리 감독은 대주자를 쓰지 않았다. 이어 야시엘 푸이그의 타구를 워싱턴 우익수 제이슨 워스가 놓치는 안타가 된 사이 엘리스는 2루에서 3루로 한 베이스밖에 진루하지 못했다.

엘리스가 3루에 간 뒤에서야 매팅리 감독은 엘리스벨 아루에바레나를 대주자로 썼다. 그러나 후속 애드리안 곤살레스와 후안 유리베가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끝내기 찬스를 무산시켰다. 아루에바레나는 한 타석도 들어서지 못한 채 대수비로 들어선 포수 드류 부테라와 교체돼 경기에 빠져야 했다.
이날 경기 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 기사에 따르면 10회 고든의 우전 안타로 1사 1·2루가 되자 덕아웃에 있던 다저스의 모든 선발투수들이 2루 주자 엘리스의 대주자로 나서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선발로 경기에 나선 카를로스 프라이스를 제외하면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레인키, 류현진, 댄 해런, 로베르토 에르난데스가 대주자 출장을 원한 것이다.
이들은 이날 경기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에 대주자로도 교체출장이 가능했다. 야수 인원이 부족하거나 주자가 느릴 경우 투수가 대주자로 나서는 모습도 가끔 볼 수 있다. 다저스 선발투수들도 경기 상황을 보고서 대주자 출장까지 자원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만 2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는 등 통산 3도루의 그레인키가 대주자 1순위였겠지만 거구에도 종종 상대의 허를 찌르는 폭풍 주루로 깜짝 놀래켰던 류현진의 존재감도 무시할 수 없다. 비록 대주자 자원이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어느 투수라도 대주자로 나왔다면 볼 만했을 것이다.
한편 매팅리 감독은 엘리스가 2루에 있을 때 대주자로 교체하지 않은 것에 대해 "아루에바레나가 2루에 있더라도 상황이 바뀔 건 없었다. 그 위치에서는 득점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내 출산 문제로 5회부터 떠난 스캇 밴슬라이크의 공백으로 인해 엘리스가 3루에 오기 전까지는 대주자와 대수비로 들어가게 될 포수까지 2명의 선수를 쓸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아루에바레나도 어깨가 안 좋아 수비나 타격은 어려웠다.
매팅리 감독은 "엘리스가 3루에 와서야 희생플라이 때문에라도 발 빠른 선수가 필요했다"며 3루에 가서야 엘리스를 아루에바레나로 교체한 이유를 밝혔다. 원아웃이었기 때문에 외야 플라이 하나면 끝내기가 가능했다. 매팅리 감독은 다소 신중하게 경기를 운영했고, 선발투수의 대주자 기용이라는 무리수까지 두지 않았다. 다저스 타자들이 만루에서 너무 못친 게 가장 큰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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