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 타이거즈 수호신 오승환(32)이 일본 데뷔 첫 해부터 세이브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데뷔 첫 해 최다 세이브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다.
오승환은 지난 4일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와 홈경기에서 5-3으로 리드한 9회 1이닝을 탈삼진 2개 포함 무실점 퍼펙트로 막고 시즌 34세이브를 수확했다. 지난달 27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전 이후 8일만의 세이브로 평균자책점도 2.12에서 2.08로 조금 더 낮췄다.
이날 세이브로 오승환은 선배 임창용의 기록을 넘었다. 임창용은 일본 데뷔 첫 해였던 지난 2008년 야쿠르트 스왈로스에서 33세이브를 기록한 바 있다. 1997년 주니치 드래건스 선동렬이 38세이브로 한국인 최다 기록을 갖고 있지만 1996년 데뷔 첫 해에는 3세이브에 불과했다.

오승환은 임창용을 넘어 한국인 데뷔 첫 해 최다 세이브 기록을 갈아치웠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아예 일본프로야구 역대 기록을 넘보고 있다. 역대 기록은 35세이브로 1개차로 다가섰다. 잔여 23경기에서 2세이브만 더 추가하면 역대 일본프로야구 데뷔 첫 해 최다 세이브 기록의 주인공이 된다.
역대를 통틀어 데뷔 첫 해 30세이브 이상 기록한 투수는 오승환과 임창용을 포함해 5명에 불과하다. 1990년 요다 쓰요시가 주니치에서 데뷔하자마자 31세이브를 올린 게 처음이었다. 요다를 제외하면 일본인 투수가 데뷔 첫 해부터 30세이브 올린 적이 없었다. 대부분 중간계투로 자리 잡은 후 마무리가 된다.
그래서 외국인 투수들이 기록을 많이 갖고 있다. 2000년 은퇴한 선동렬의 후임으로 주니치 마무리를 맡은 에디 게일러드는 첫 해부터 35세이브를 올리며 센트럴리그 구원왕을 차지한 바 있다. 이어 2011년 히로시마 도요카프 소속 데니스 사파테(소프트뱅크)가 35세이브를 따내 게일러드 기록과 나란히 했다.
오승환이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 게일러드와 사파테의 35세이브 기록이다. 신기록 달성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봐도 무방하다. 나아가 데뷔 첫 해 최다 세이브 구원왕 역시 확정적이다. 사파테는 2011년 당시 센트럴리그 세이브 3위였다. 임창용 역시 2008년 당시 센트럴리그 세이브 5위였다.
오승환은 게일러드에 이어 14년 만에 데뷔 첫 해 구원왕 역사도 쓰게 된다. 센트럴리그 세이브 부문 2위 스캇 매티슨(요미우리)은 23개로 오승환에 무려 11개차로 뒤져 있다. 퍼시픽리그 1위 히라노 요시히사(34개)와도 세이브가 같아 양대리그를 통틀어서도 구원왕을 기대해 볼 만하다. 오승환이 일본 첫 해부터 그야말로 독보적인 성적으로 새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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