숱한 위기설에 시달렸지만 아직 스즈키 이치로(41, 뉴욕 양키스)의 경력은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여전히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자원임을 증명하고 있는 이치로가 메이저리그(MLB) 3000안타 달성을 위해 팀을 옮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001년 MLB 데뷔 이래 리그를 대표하는 안타 머신으로 이름을 날렸던 이치로는 올 시즌 다소간 축소된 입지를 실감하고 있다. 팀이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외야 자원인 제이코비 엘스버리, 카를로스 벨트란을 영입한 뒤 백업 외야수로 밀렸기 때문이다. 성사되지는 않았으나 지난겨울 트레이드설에 시달리는 등 MLB 무대 진출 후 가장 추운 겨울을 보내야했다.
그러나 이치로는 아직 기량이 살아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이치로는 4일(이하 한국시간)까지 올 시즌 120경기에서 타율 2할8푼3리를 기록 중이다. 대타, 대수비로 나서는 경우가 많아 타석 수는 확실히 줄어들었지만 외야가 약한 팀에 간다면 아직 1~2년 정도는 쏠쏠한 활약을 펼칠 수 있다는 평가다. 수비력은 여전하며 제한된 기회에서도 11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는 등 발도 살아있다.

양키스는 지난 트레이드 시장에서 마틴 프라도를 영입하며 외야를 볼 수 있는 또 다른 자원을 채워 넣은 상황이다. 이치로로서는 계속된 경쟁에 시달리는 셈이다. 그런 이치로는 올 시즌을 끝으로 양키스와의 2년 계약이 끝난다. 양키스가 새로운 계약을 제시할 가능성은 낮지만 이치로를 원하는 팀이 있을 수는 있다. 이치로의 올해 연봉은 650만 달러이며 가치는 더 떨어질 것으로 보여 아주 큰 부담은 아닐 수 있다.
이미 불혹의 나이를 넘긴 이치로는 현재 은퇴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고 있음을 몇 차례 드러낸 바 있다. 일본프로야구 복귀설을 배제하지 않고 있지만 현지 및 일본 언론들은 3000안타 도달을 위해 1년 정도는 더 MLB에서 뛸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치로는 4일까지 MLB 통산 2825안타를 기록 중이며 남은 경기에서 17개의 안타만 더 추가한다면 14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라는 금자탑이 쌓는다.
MLB 역대 3000안타를 기록한 선수는 총 28명이다. 올해를 끝으로 은퇴하는 데릭 지터(양키스)가 이미 3000안타를 돌파한 가운데 현역 선수 중에서는 알렉스 로드리게스(2939안타)와 이치로(2825안타)가 이 고지에 가장 근접해있다. 2015년을 주전으로 뛴다면 이치로도 3000안타 달성도 유력하다. 이치로가 출전 기회를 찾아 팀을 옮길 것이라는 추측을 뒷받침하는 근거다.
이미 지난해 8월 미·일 통산 4000안타의 대업을 세운 이치로다. 지금까지의 성적만으로도 명예의 전당 입성은 확실시되는 가운데 MLB 통산 3000안타는 그 확실성에 쐐기를 박을 수 있는 힘이 있다. 이치로가 이 목표를 위해 새로운 도전을 택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skullboy@osen.co.kr
ⓒ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