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남미의 강호 베네수엘라와 의미 있는 A매치를 벌인다.
한국은 5일 오후 8시 부천종합운동장에서 베네수엘라와 A매치를 치른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이후 첫 A매치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는 8일 우루과이(고양종합운동장)으로 이어지는 A매치 2연전의 첫 문을 여는 경기이기도 하다. 대표팀 감독이 공석인 가운데 신태용 코치가 지휘봉을 잡는다.
여러 모로 중요한 한 판이다. 한국 축구는 브라질 월드컵서 참패를 맛봤다. 1무 2패, 최하위로 조별리그 탈락의 쓴잔을 들이켰다. 1998 프랑스 월드컵 이후 16년 만의 최악의 성적표였다.

국민들의 원성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홍명보 전 대표팀 감독은 의리 논란 등을 불러일으키며 집중포화를 맞았다. 월드컵 이후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대표팀의 중심이었던 박주영, 정성룡 등도 경기력 부진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브라질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월드컵 이후 첫 A매치다. 분위기로 보나 경기의 중요성으로 보나 중대한 일전이다. 이번 경기는 감독 없이 신태용 코치와 월드컵서 홍명보 전 감독을 보좌했던 박건하 코치, 김봉수 골키퍼 코치가 벤치에 앉는다.
상대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9위의 베네수엘라다. 한국(57위)보다 28계단이나 높다. 객관적인 전력은 한국보다 분명 한 수 위다. 하지만 월드컵 참패의 아픔을 씻기 위해선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한 판이다. 게다 안방에서 열려 승리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높다.
신태용 코치는 전날 공식 인터뷰서 "코치지만 책임지고 경기를 하겠다. 프로 감독으로서 역량을 십분 발휘하겠다"면서 "선수들의 의욕도 좋다. 커뮤니케이션에 잘되면 의외로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 자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캡틴' 이청용(볼튼)은 "월드컵으로 국민들이 실망하셨을 텐데 그 경험을 토대로 경기장에서 팬들에게 기쁨을 주는 것이 내가 할 일이다"라며 전의를 불태웠다.
눈여겨볼 선수들이 많다. 먼저 베테랑 공격수 이동국(전북)이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출전)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99경기서 멈췄던 시계가 다시 돌아간다. 차범근, 홍명보, 황선홍, 유상철, 김태영, 이운재, 이영표, 박지성 등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9번째로 명예로운 훈장을 받는다.
A대표팀에 처음으로 승선한 한교원(전북), 임채민(성남) 등의 발끝도 주목해야 한다. 한교원은 K리그서 빠른 스피드와 저돌적인 돌파로 전북의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다. 임채민은 185cm의 장신 수비수로 한국 축구의 기대주로 성장하고 있는 유망주다.
브라질 월드컵과 2014 인천 아시안게임서 연달아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이명주(알 아인)와 월드컵 부진 속 고군분투했던 이근호(상주), 손흥민(레버쿠젠), 기성용(스완지 시티) 등의 활약상도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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