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더머니3’ 산이, 힙합 대세 된 랩선생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4.09.06 07: 10

사실 산이는 데뷔 시기에 비해 대중적인 사랑을 받는 시기가 늦게 찾아온 래퍼 중 한 명이다. 맨 처음, 한국에서의 활동을 시작할 당시 전 소속사에 들어갈 때도 이미 그는 ‘랩지니어스’로 유명했지만, 첫 앨범을 내고 후 꽤 오랜 시간 눈에 띄는 활동 없이 시간을 보내왔다. 그리고 그 사이 소속사 가수 및 연습생들에게 랩을 가르쳤다고 알려진 그에겐 ‘랩선생’이라는(?) 독특한 별명이 붙여졌다.
지난 5일 종영한 엠넷 ‘쇼미더머니3’는 지난해 소속사를 브랜뉴 뮤직으로 옮기고 왕성한 활동을 시작한 산이의 다양한 매력을 보여줬던 프로그램이다. 특히 이 프로그램에서 그는 ‘랩지니어스’로서의 재능과 ‘랩선생’으로서의 자질을 동시에 보여주며 후배 래퍼들과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타블로-마스타우, 도끼-더콰이엇, 양동근, 스윙스 등과 함께 나란히 프로그램을 지탱하는 프로듀서로 출연하며 힙합 대세로 인정받았다.
산이는 ‘쇼미더머니3’에서 스윙스와 한 팀을 이뤄 유쾌한 콤비로 프로그램을 빛냈다. 타블로-마스타우팀이 ‘하루 아빠’인 타블로의 성향에 어울리게 정확한 지적과 아빠 같은 다정함으로 래퍼들을 보듬었다면, 도끼-더콰이엇은 냉정한 평가와 독보적인 스타일, 자화자찬(?)으로 프로그램을 흥미롭게 이끌었고, 양동근은 엉뚱함과 간섭하지 않는 시크함, 발군의 실력으로 반전 매력을 줬다. 그리고 이들 사이에서 스윙스와 산이는 시종일관 유머러스한 모습으로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하며 즐거움을 줬다.

‘쇼미더머니3’를 보는 재미 중 하나는 방송 중간 중간 선보였던 프로듀서들의 솔직한 인터뷰였다. 여기서 산이와 스윙스는 언제나 찰떡 콤비 같은 모습으로 솔직한 입담을 과시하며 웃음을 줬다. 그 중에서도 산이는 계속해서 록 장르를 선택한 바스코에게 ‘록스코’, ‘바스록’이라는 익살맞은 별명을 지어주기도 하고, 독특한 참가자들의 모습에 날카로운 지적을 하기도 하며 개구쟁이와 랩 마스터를 넘나드는 모습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쇼미더머니3’ 예선전 당시 산이가 참가자들에게 보여줬던 ‘랩선생’의 면모는 장난스럽게만 보이던 그의 이미지에 진지하고 따뜻한 이미지를 줬다. 비록 떨어트리는 래퍼들일지라도 그는 하나하나 세세하게 무엇이 틀리고, 어떤 점을 보완해야하는지 설명해줬고, 그런 그의 조언을 받은 래퍼들은 “조언 너무 멋있다”, “영광스럽다, 산이에게 떨어져서”라고 말하며 감동을 표하기도 했다. 실제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발전이 있을지 알면 좋지 않나”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는 후배들을 향한 애정이 담겨 있어 눈길을 끌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의 모습이 예전처럼 랩선생에만 머물렀던 것은 아니다. 그는 프로듀서들의 특별무대에서 스윙스와 함께 발군을 실력을 선보이며 많은 래퍼들이 선택하는 프로듀서팀 중 하나가 됐다. 래퍼들 특유의 비판정신을 살려 촌철살인 심사평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가 보인 자유분방한 면모들은 선생보다 뮤지션, 래퍼의 모습에 가까웠다.
'쇼미더머니3'에 나온 후 산이에 주목하는 이들은 더 많아졌다. 여러 장의 앨범들이 대중적인 사랑을 받게 했다면 '쇼미더머니3'는 진짜 래퍼 산이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었다. '쇼미더머니3' 이후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래퍼 아닌 인간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는 그는 방송에 참여하던 도중 유튜브 채널을 통해 '쇼유더머니'라는 노래를 발표하는가하면, 참가자 육지담을 격려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보이며 프로그램의 화제성을 높이는데도 일조했다. 이처럼 어느 틈엔가 대세 래퍼로 자리잡은 산이가 보여줄 남은 활약이 기대감을 모은다.
eujenej@osen.co.kr
'쇼미더머니3' 방송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