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25, 스완지 시티)에게 내려진 임무가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
기성용이 5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베네수엘라와 친선경기에 출전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전의 모습과는 조금 다를 것으로 보인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때와 마찬가지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하지만 역할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번 A대표팀에서는 수비적인 역할이 좀 더 강조될 전망이다.
A대표팀은 지난 3일 첫 전술 훈련에서 4-1-2-3 포메이션을 꺼냈다. 공격적인 축구를 펼치겠다는 의지가 확연하게 느껴지는 포메이션이다. 최전방 공격수 1명과 2명의 측면 공격수, 2명의 공격형 미드필더 등 총 5명의 공격진을 배치하는 이 포메이션에서 활발한 공격으로 다득점을 노리겠다는 A대표팀의 의도를 알 수 있다.

공격진이 많아지는 만큼 수비형 미드필더 1명을 나타내는 '1'에는 어느 때보다 부담이 강해진다. 수비적인 역할을 홀로 수행하는 것은 물론 수비와 공격의 연결고리까지 확실하게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베네수엘라전에서 '1'의 자리에는 기성용이 기용될 예정이다.
기성용에게는 그 역할이 조금은 낯설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기성용에게는 한국영(카타르 SC)이라는 파트너가 있었다. 한국영은 수비적인 성향이 강한 미드필더로, 기성용이 자유롭게 공격에 가담해 공격적인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런 기성용의 모습은 지난 시즌 선덜랜드와 현재의 스완지 시티에서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신태용 코치는 기성용에 대한 강한 믿음을 보이고 있다. 신 코치는 "잘 될 거라는 믿음이 있어서 (기성용 혼자) 세우는 거다. 성용이가 혼자 수비형 미드필더를 소화할 능력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선에서부터 압박 플레이가 펼쳐지는 만큼 (성용이가) 그렇게 힘들진 않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기성용으로서는 신태용 코치의 믿음에 걸맞는 경기력을 선보여야 하는 상황이다. 쉽지는 않다. '1'의 자리는 수비에만 신경을 쓸 수 있는 자리도 아니기 때문이다. 기성용은 평소와 같이 대부분의 빌드업에도 관여해 공격의 시발점 역할도 책임져야 한다. 기존의 역할에 새로운 역할까지 추가된 셈이다.
기성용에게 내려진 임무가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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