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심을 던져야 산다".
선동렬 KIA 감독에게 투수 김진우(31)는 아쉬움 그 자체이다. 최근 선 감독은 김진우를 두고 "스프링캠프를 마칠 때 15승은 충분히 거둘 것으로 생각했다. 그만큼 몸상태나 구위가 좋았다"고 말했다. 그만큼 김진우는 올 시즌 KIA 마운드의 키를 쥐고 있었다.
그러나 귀국후 삼성과의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채태인의 타구에 왼쪽 정강이를 강타당했다. 그대로 장기 이탈했고 공백은 고스란히 마운드의 짐으로 돌아왔다. 두 달만에 돌아왔지만 '15승'을 자신했던 몸상태나 구위는 아니었다. 김진우의 성적은 낙제점이었고 KIA의 4강 꿈도 희미해졌다.

김진우는 24경기에 출전해 3승4패1세이브, 방어율 6.63을 기록하고 있다. 선발투수로 11경기, 중간 및 마무리로 13경기에 등판했다. 퀄리티스타트는 단 한 번에 그쳤다. 피안타율이 3할8리, 이닝당 출루허용률은 1.92에 이른다. 단 5경기 밖에 던지지 않았던 2007년을 제외하면 역대 최악의 기록이다.
마운드에서 타자와의 승부를 보면 피해가는 투구를 한다. 자신감 넘치는 적극적 승부를 못한다. 제구력이 흔들리면서 볼이 많아지고 카운트를 잡으려다 장타나 득점타를 맞는 악순화를 거듭하고 있다. 기골이 장대하고 우락부락한 얼굴을 갖고도 기싸움에서도 상대에게 밀리는 투구를 한다
선 감독은 마운드에서 너무 약한 모습을 보이자 김진우와 몇차례 면담도 했다. 김진우의 말은 "마운드에 올라가면 자신감이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볼이 타자에게 맞을 것 같다는 불안감은 제구력과 구위 저하로 이어졌다는 것이 선 감독의 진단이다. 선 감독은 포심성이 아닌 투심성 직구를 주목한다. 이것도 마운드에서의 불안감과 연결되어 있다.
선 감독은 "진우가 포심 보다는 투심을 많이 던지는데 이것은 자신감이 없기 때문이다. 맞을 것 같으니까 볼끝에 변화를 주려고 한 것이다. 그러나 진우는 포심 직구가 더 위력적이다. 이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제구력에 관계없이 포심 직구를 자신있게 뿌리면 무조건 통한다"고 말했다. 결국은 기본으로 돌아오라는 조언이다.
KIA는 남은 21경기에서 역전 4강을 노리고 있지만 기적이 아니면 힘들다. 오히려 탈꼴찌 경쟁을 벌여야 되는 형국이다. 마운드에서 김진우의 활약이 더 없이 필요한 시점이다. 선 감독은 구위보다는 심리적인 측면이 크다는 점에서 포심 직구를 권했다. 팀도 당장 남은 시즌 뿐만 아니라 내년 시즌도 생각해야 한다. 김진우의 회복은 또 하나의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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