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베네수엘라] 이청용의 중앙 이동, 공격은 '합격' 수비는 '글쎄'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4.09.05 21: 57

'캡틴' 이청용(26, 볼튼)의 중앙 이동은 절반의 성공으로 끝났다.
한국은 5일 오후 8시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와 A매치 경기서 전반 중반 골키퍼 김진현의 실수로 마리오 론돈에게 선제골을 헌납했지만 전반 이명주의 동점골과 후반 초반 이동국의 헤딩 결승골, 후반 중반 이동국의 쐐기골에 힘입어 3-1로 대역전승했다.
대표팀을 임시로 지휘하고 있는 신태용 코치는 앞서 공언대로 기존의 4-2-3-1 대신 이날 4-1-2-3 카드를 내세웠다. '1'에 기성용(스완지 시티)을 세우고, '2' 자리에 이명주(알 아인)와 회심의 이청용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청용의 중앙 이동은 깜짝 카드였다. 이청용은 그간 수 년간 대표팀의 우측면을 도맡았다. 부상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을 때를 제외하곤 대표팀의 우측면은 줄곧 그의 몫이었다.
공격적인 축구를 위한 신태용 코치의 포석이었다. 이청용은 이명주와 함께 이동국(전북) 손흥민(레버쿠젠) 조영철(카타르 SC) 등 앞선의 3명을 보좌했다. 포지션에 국한되지 않았다. 최전방과 측면을 오가며 사실상 프리롤로 활약했다.
결국 절반의 성공으로 끝났다. 공격은 합격, 수비는 물음표로 남았다. 이청용은 2선에서 번뜩이는 패스를 전방으로 배달하는 한편 순간 침투로 베네수엘라의 수비진을 교란했다. 0-1로 뒤지던 전반 32분 한국의 동점골 장면도 이청용의 순간적인 움직임과 센스가 있기에 가능했다. 왼쪽 측면에서 손흥민이 볼을 잡자 이청용이 아크 서클 근처로 순간 쇄도했다. 손흥민의 침투 패스를 받은 이청용은 박스 안에서 크로스를 시도했다. 수비수에게 막혔지만 뒤에 있던 이명주에게 연결되며 결국 동점골에 간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다만 수비는 아쉬움을 남겼다. 이청용과 이명주를 공격적으로 배치하며 수비형 미드필더를 1명 세운 한국은 베네수엘라의 빠른 역습에 몇 차례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청용도 공격 가담도가 높아 수비에서는 별 다른 기여를 하지 못했다.
이청용은 후반 들어 본업인 우측면 날개를 소화했다. 수비력이 좋은 이명주 박종우 한국영 등이 중원을 형성한 한국은 후반에 더 안정적인 중앙 블록을 형성했다. 이청용의 중앙 이동이 결국 절반의 성공으로 끝난 셈이다. 하지만 이청용의 발에서 시작된 날카로운 창끝은 장밋빛 미래를 기대케 하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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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종합운동장=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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