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추리 클럽' 가입은 우연이 아니었다. 이동국(35, 전북 현대)이 약 1년 4개월여 만에 복귀한 A대표팀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원톱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선보였다.
이동국은 5일 부천종합운동장서 열린 베네수엘라와 친선경기서 선발로 출전해 후반 32분 이근호와 교체될 때까지 그라운드를 누볐다.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이동국은 포스트 플레이는 물론 2선 공격수와 유기적인 플레이를 바탕으로 결승골을 포함해 2골을 터트려 한국의 3-1 역전승을 이끌었다.
A매치 100경기 선발 출전으로 '센추리 클럽'에 가입하게 된 이동국은 자축포보다는 한국의 승리에 초점을 더 맞추는 모습을 보였다. 상대 수비의 견제가 자신에게 집중되자 무리한 슈팅을 시도하기 보다는 4명의 2선 공격수들이 문전으로 파고드는 것을 보고 패스는 건네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특히 손흥민(레버쿠젠)과 호흡은 매우 좋았다. 이동국이 박스 주변에서 공을 잡는 순간 손흥민은 순간적인 움직임으로 공간을 만들어 들어갔다. 이동국 또한 이를 놓치지 않고 패스를 시도했다. 손흥민은 이동국의 도움을 받아 전반 30분과 전반 42분 위협적인 침투를 만들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동국에게 기대한 건 연결 능력이 아니었다. 공격에서 최종 마무리를 짓는 결정 능력이었다. 그 기대를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는 이동국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이동국은 1-1 상황이던 후반 8분 김민우의 코너킥을 받아 헤딩으로 연결해 베네수엘라의 골망을 흔들었다. 또한 후반 19분 한 골을 더 추가하며 자신의 '센추리 클럽' 가입을 자축했다.
이동국이 문전에서의 포스트 플레이와 2선 침투 자원들에게의 연결 능력 모두 합격점이었다. 원톱에게 바라는 모습을 모두 보인 셈이다. 한국은 지난 브라질 월드컵에서 원톱 공격수로서 확실한 능력을 보지 못하며 공격에서의 아쉬움을 보였다. 그러나 이날 만큼은 이동국의 활약에 공격진을 향한 아쉬움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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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민경훈 기자 rumi@osen.co.kr